[이성필기자] "오마르 압둘라흐만을 어떻게 막을 겁니까?"
1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전북 현대-알 아인(UAE)의 결승 1차전 공식 기자회견, UAE 취재진은 최강희 전북 감독과 즐라트코 달리치 알 아인 감독에게 특정 선수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양 팀의 중심에 선 인물은 UAE 에이스라 불리는 오마르 압둘라흐만이다. 오마르는 2008년 알 아인에 입단해 163경기에 나서 38골 78도움을 기록했다. 도움 비중이 높은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공격 연계 역할을 맡는 공격형 미드필더다. 그러나 위치에 크게 구애를 받지 않고 뛴다는 점에서 전북이 경계심을 가져야 하는 자원이다.
UAE 국가대표팀의 중심인 오마르는 뛰어난 개인기와 기술을 갖추고 있다. 2015년 1월 호주 아시안컵에서 일본을 8강 탈락시키는 데 앞장서며 파넨카킥을 구사하는 등 그라운드에서 여유도 넘친다. 맨체스터 시티, 아스널(잉글랜드), FC바르셀로나(스페인) 등이 오마르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
오마르의 발에서 디안프레스 더글라스, 카이오 루카스 등 알 아인 공격진의 골이 만들어진다. 오마르를 지원하는 인물은 수비형 미드필더를 보는 포항 스틸러스 출신의 이명주다. 알 아인의 공격이 중앙에서 만들어진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전북이 이런 알 아인의 공격 통로를 어떻게 봉쇄하느냐가 승패를 가를 핵심 포인트 중 하나다.
최강희 감독은 오마르를 띄우는 의도를 뻔히 알고 있다는 듯 "오마르가 중요하고 알 아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어떤 식으로라도 경계를 해야 한다. 협력 수비나 대인 방어 등 한두 가지를 준비하고 있다"라면서도 "전방에 있는 공격진도 개인 능력이 뛰어나니 수비 조직력으로 대응하겠다"라고 말했다.
즉 오마르에 대한 적절한 경계를 하면서도 팀으로 개인의 기량을 막겠다는 뜻이다. 특정 개인의 기량에 현혹이 된다면 잘 치를 경기도 그르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전북에서는 이재성이 국가대표로 지난해 6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오마르를 상대해봤던 기억이 있다. 당시 한국은 UAE를 3-0으로 꺾었다. 오마르의 역할은 알 아인에서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한국대표팀 수비진이 협력해 적극적으로 괴롭히니 아무런 힘을 쓰지 못했다.
전북의 강점은 강한 압박과 터프한 경기력이다. 미꾸라지처럼 공간을 잘 빠져나가고 한 박자 빠른 오마르의 패스를 차단한다면 충분히 알 아인의 정체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최철순이 아드리아노(FC서울), 우사미 다카시(감바 오사카) 등 상대 핵심 자원의 전담 수비에 성공했던 기억도 있다. 방법이 많다는 점에서 최 감독의 선택이 주목된다.
달리치 감독도 이런 부분을 잘 알고 있었다. 오히려 오마르가 AFC 어워즈 올해의 선수상 후보에 오른 것이 경기력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느냐는 UAE 취재진의 질문에 "수상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지만, 팀 승리가 더 중요하다"라며 오마르가 팀플레이에 녹아들어 실력 발휘를 해주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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