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 독주 없는 亞 최종예선, 러시아 가기 힘드네

[이성필기자]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이 반환점을 돌았다. 과거처럼 어느 팀의 일방 독주는 없다. 대혼전 양상이다.

A조는 이란(승점 11점), 한국(10점), 우즈베키스탄(9점)이 3파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이 15일 5차전에서 우즈벡을 맞아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의 역전골로 2-1로 승리하며 2위로 올라섰다. 우즈벡과 승점 1점 차이로 순위 역전을 한 것이 의미가 있었다.

이란은 4위 시리아(5점)와의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시리아는 내전으로 인해 말레이시아 세렘반에서 중립 홈 경기를 치르는 중이다. 한국도 최악의 잔디 상태에서 시리아와 0-0으로 비기고 돌아왔던 경험이 있다.

이란은 더 악조건이었다. 비가 내리면서 그라운드는 논두렁처럼 변했다. 패스한 볼이 가다가 멈추곤 했다. 이런 그라운드 상태는 시리아의 침대 축구를 더욱 편하게 만들어줬다. 후반 막판으로 가면서 한국전 당시 극강의 아픈 연기로 비판을 받았던 이브라힘 알마 골키퍼는 이번에도 넘어져서 일어날 줄을 몰랐다.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한국, 이란, 우즈벡은 3파전을 벌였다. 이번에도 같은 양상이다. 다만, 시리아가 이번에는 다크호스가 되고 있다. 시리아는 5경기 중 3경기에서 무실점이라는 결과를 냈다. 한국, 이란, 중국이 시리아의 수비에 막혀 한 골도 얻어내지 못했다.

시리아를 넘지 못하면 순위 경쟁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도 5경기를 정리하면서 "시리아에 잃은 승점 2점만 있었다면 더 수월하지 않았을까 싶다"라며 시리아전 무승부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B조는 4파전 양상이다. 사우디아라비아(10점), 일본(10점), 호주(9점), 아랍에미리트연합(UAE, 9점)이 본선 진출 경쟁을 벌이고 있다. 5차전에서 일본이 사우디를 2-1로 이기면서 한숨 돌렸고 호주는 태국에 2-2로 비겨 발목을 잡혔다. 반면 UAE는 이라크를 2-0으로 꺾고 순위 경쟁을 이어갔다.

일본이 사우디를 이기기는 했지만 운이 절대적으로 따른 경기였다. 선제골도 사우디의 핸드볼 파울로 얻은 페널티킥 골이었는데 심판 판정에 다소 문제가 있었지만 운이 따랐다. 경기력 자체로는 과거 압도했던 모습이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호주는 태국 원정에서 마일 예디낙(크리스탈 팰리스)의 페널티킥 두 골이 아니었다면 질 수 있는 경기였다. 선수들이 고온다습한 태국 기후에 애를 먹었다. 반면 UAE는 오마르 압둘라흐만(알 아인)의 놀라운 패싱력이 경기를 살렸다.

일본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후반부 5경기 중 3경기가 원정이다. 사우디, UAE, 이라크 등 모두 중동 원정이다. 불안함을 안고 뛸 수밖에 없다. 호주도 과거처럼 힘을 앞세운 축구를 구사하지 못하고 있다.

각국의 전력 평준화로 인해 쉽게 넘길 수 있는 경기가 하나도 없다는 것을 확인 중인 아시아 최종예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