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높이의 김신욱(전북 현대) 효과는 대단했다. 한국의 짜릿한 역전 승리에 다리를 놓았다.
김신욱은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5차전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 후반 20분 이정협(울산 현대)을 대신해 교체 출전했다.
196cm의 신장을 자랑하는 김신욱은 높이가 강력한 무기다. 우즈벡도 이를 모를 리 없었다. 선발 원톱으로 나섰던 이정협이 연계에 열중했지만 우즈벡의 탄탄한 수비에 고립되면서 결정적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전반 실수에 의한 실점으로 0-1로 끌려간 한국은 뭔가 돌파구가 필요했고, 슈틸리케 감독은 김신욱 교체 카드를 선택했다.
김신욱은 교체 투입 후 높이의 장점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22분 중앙에서 수비와 경합을 해주면서 측면에서 박주호(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가로지르기가 편안하게 올라올 수 있도록 보이지 않게 기여했다. 박주호의 크로스는 상대 수비의 큰 방해없이 문전 쇄도한 남태희(레퀴야)의 헤딩 동점골로 이어졌다. 김신욱은 앞으로 잘라 들어가며 수비의 시선을 유도하는 역할을 했다.
우즈벡 수비진은 김신욱과의 힘싸움에서도 밀렸다. 김신욱은 38분 홍철(수원 삼성)이 왼쪽 측면에서 가로지르기를 하자 수비를 등지고 왼발 터닝 슈팅으로 경합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능력을 보여줬다.
김신욱 효과는 39분에 더욱 극적으로 발휘됐다. 홍철이 길게 공중볼을 띄우자 김신욱이 수비와 몸싸움을 이겨내며 헤딩으로 떨어뜨렸다. 이 볼을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뛰어든 구자철이 왼발로 강하게 슈팅해 천금같은 역전 결승골을 터뜨렸다.
그동안 김신욱은 슈틸리케 감독의 플랜B였다. 효과를 크게 보지 못하자 선발보다는 조커로 투입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그래도 불만 없이 감독의 의도를 받아들였던 김신욱은 헌신하는 자세를 보여주며 귀중한 승리를 한국대표팀에 선사했다. 우즈벡을 무너뜨리는데 자기 능력을 제대로 보여준 김신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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