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2016년 한국시리즈는 두산 베어스의 '판타스틱4'를 위한 무대였다.
두산이 한국시리즈 2연패에 성공했다. 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시리즈 4차전에서 두산은 NC 다이노스를 8-1로 꺾었다. 4전 전승으로 가볍게 우승컵을 들어올린 두산이다.
한국시리즈 2년 연속 우승이다. 지난해 정규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두산은 올 시즌은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일궈냈다. 바야흐로 '두산천하'가 열렸다.
정규시즌을 통해 '판타스틱4'라는 멋진 별명을 얻은 두산 선발 투수진이 한국시리즈에서도 맹위를 떨쳤다. 판타스틱4는 니퍼트, 장원준, 보우덴, 유희관을 말한다. 이들 4명은 KBO리그 사상 최초로 '동시 15승 이상'을 기록했다. 니퍼트 22승(다승왕), 보우덴 18승, 장원준과 유희관 15승씩 4명이 총 70승을 합작했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두산의 김태형 감독은 일찌감치 1~4차전 선발 투수를 확정했다. 에이스 니퍼트가 1차전에 나서는 것을 시작으로 좌우 밸런스를 고려해 장원준, 보우덴, 유희관을 차례로 준비시켰다. 3선발 요원 이재학이 승부조작 의혹으로 이탈, 선발진 구성에 애를 먹은 NC와 커다란 차이였다.
1차전에서는 니퍼트가 에이스다운 8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며 연장 11회말 1-0 끝내기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5회까지 퍼펙트, 7회 1사까지 노히트 행진을 펼친 압도적인 구위였다.
2차전은 장원준의 원맨쇼. 장원준은 완투승에 아웃카운트 1개가 부족한 8.2이닝 1실점 호투로 5-1 승리를 이끌었다. 니퍼트와 장원준을 앞세워 두산은 안방 잠실구장에서 열린 1,2차전을 쓸어담을 수 있었다.
장소를 적지 창원 마산구장으로 옮긴 후에도 두산 선발 마운드는 쉽게 공략당하지 않았다. 3차전에 등판한 보우덴이 7.2이닝 동안 무려 11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두산은 6-0 완승으로 3연승, 사실상 우승을 예약했다.
그리고 이어진 2일 4차전. 판타스틱4의 마지막 주자 유희관이 5이닝 무실점으로 4-0 승리를 만들어냈다. 유희관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5차전에 이어 2년 연속 우승을 확정하는 경기의 승리투수가 됐다.
1~4차전을 치르는 동안 '판타스틱4'는 니퍼트를 제외하고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니퍼트 역시 개인의 승리는 놓쳤지만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4경기 4명의 도합 성적은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31(29.1이닝 1자책). 경이로운 수준이었다.
특히 니퍼트, 장원준, 보우덴은 8, 9회까지 마운드에 오르며 불펜 투수들을 편히 쉬게 만들었다. 이번 한국시리즈 두산의 엔트리에는 11명의 투수가 이름을 올렸으나, 판타스틱4를 제외한 7명 중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이용찬, 이현승 2명 뿐이었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유희관은 NC가 자랑하는 중심타선 '나(성범)-테(임즈)-이(호준)-박(석민)'과의 비교에 "(판타스틱4라는) 이름부터 우리가 더 멋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3차전 승리투수 보우덴은 "판타스틱4는 재밌는 별명이지만, 우리에겐 충분히 그 별명을 가질 자격이 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두산 우승의 원동력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최고는 단연 '판타스틱4'가 지배한 마운드다. 정규시즌 우승 후 충분한 휴식까지 취한 두산 선발 4인조는 더욱 강력한 모습으로 한국시리즈를 지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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