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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표승주, 부진 탈출 비결 '대화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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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전서 두자릿수 득점, 컵대회·개막 초반 두경기 부진 털어내

[류한준기자] 속이 상했다. 코트에서 마음먹은 대로 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았다. 기록지를 처다보기 부끄러울 정도였다.

여자프로배구 GS칼텍스에서 레프트로 뛰고 았는 표승주는 누구보다 힘든 시즌 개막 초반을 맞았다. 그는 지난달 18일 열린 현대건설과 올 시즌 첫 경기와 27일 열린 한국도로공사전에서 1득점에 그쳤다.

주포 그레이(캐나다)와 이소영 등이 팀 공격을 이끌고 있긴 하지만 표승주가 손에 쥔 성적표는 초라하기만 했다.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어도 활약도가 거의 없었다.

표승주는 도로공사전이 끝난 다음날 이선구 GS칼텍스 감독과 면담을 가졌다. 표승주는 "감독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며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셨다"고 했다.

이 감독은 면담 자리에서 표승주에게 '부담을 덜어내라'고 조언했다. 마음에 짐이 있는 상태로는 코트에서 제기량을 펼치기 힘들다.

사정은 있었다. GS칼텍스는 지난 오프시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배유나가 팀을 떠났다. 배유나는 도로공사로 이적했고 그 빈자리는 꽤 컸다. 센터 전력에서 구멍이 나버렸다. 베테랑 레프트인 한송이는 포지션을 바꿨다. 그리고 이 감독은 프로 입단시, 그리고 V리그 신인 시절 센터로 뛴 경험이 있는 표승주를 그 자리로 돌렸다.

표승주는 2016-17시즌 NH농협 V리그 개막에 앞서 열린 2016 청주·KOVO(한국배구연맹)컵 프로배구대회에서부터 윙 공격수가 아닌 가운데 공격수로 나섰다. 하지만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멀티포지션 소화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센터와 레프트 자리 모두 플레이가 시원치 않았다.

표승주는 "센터는 빠른 속공이 많다. 레프트는 2단공격 등 큰 공격이 많고 서브리시브도 해야 한다"며 "그런 부분과 차이에서 혼동이 온 것 같다"고 했다. 이 감독도 표승주의 센터 활용 카드를 바로 접었다.

선수에게 맞는 자리를 정해주고 최대한 경기력을 끌어내는 일은 코칭스태프, 특히 감독의 몫이다. 이 감독은 표승주와 면담에서 "앞으로는 원래 자리에 집중하라"는 얘기를 전했다. 표승주도 "윙 리시버 역할을 주로 맡게 될 것 같다"고 했다.

효과는 있었다. GS칼텍스는 지난달 30일 열린 흥국생명과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으로 이기며 올 시즌 첫승을 신고했다. 개막 후 3연승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던 흥국생명을 상대로 거둔 승리라 의미는 컸다.

표승주는 그레이(26점)에 이어 팀내 두 번째로 많은 10점을 올렸고 공격성공률은 43.7%로 가장 높았다. 제 포지션을 찾은 뒤 컵대회와 앞선 시즌 두 경기 부진을 털어낸 것이다. 그는 전 소속팀 도로공사 시절부터 유독 흥국생명과 경기에서 잘 뛰었다. 표승주는 "특별한 이유는 없는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모든 경기에서 잘하고 싶은 욕심이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다"며 "항상 꾸준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GS칼텍스는 표승주를 비롯해 이소영, 강소휘, 황민경 등 윙 리시버 자원이 많다. 팀내 포지션 경쟁도 만만치 않다. 표승주는 "선의의 경쟁이라고 생각하겠다. 잘 이겨내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도로공사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황민경과는 다시 같은 유니폼을 입고 만났다. 두 선수 모두 FA 이적과 관련이 돼 GS칼텍스로 온 공통점이 있다.

표승주는 "(황)민경 언니가 우리팀에 오게 됐다는 소식을 처음에 듣고 정말 반가웠다"며 "현재 팀에서도 룸메이트로 지내고 있다"고 웃었다.

표승주도 이제는 프로 7년차 중고참이 됐다. 부상과 컨디션 조절에 신경을 써야 할 때다. 그는 "선수 생활을 하다보면 한두 군데 아픈 곳이 있기 마련"이라며 "더이상 상태가 나빠지지 않도록 관리를 잘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도 팀 동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듣고 있지만 후배들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그는 "코트에 들어갈 수도 아니면 웜업존에서 오래 시간을 보낼 수도 있지만 항상 최선을 다하자는 말을 해주고 싶다"며 "그러면 언젠가 꼭 좋은 날이 오고 좋은 일도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GS칼텍스는 이번 주중 경기 일정이 잡혀있지 않다. 표승주를 비롯해 선수들 모두 다소 긴 휴식이라 컨디션 조절에 신경을 써야 한다. GS칼텍스는 오는 6일 홈코트인 장충체육관에서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시즌 2승 도전에 나선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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