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캡틴 류제국(33)이 NC 다이노스의 안방마님 김태군(27)의 가슴팍을 한 대 때렸다. 김태군은 살살 웃으면서 류제국 앞을 지나갔다.
류제국과 김태군은 25일 LG와 NC의 플레이오프 4차전을 앞두고 잠실구장 LG 라커룸 앞에서 만났다. 취재진에 둘러싸여 인터뷰를 하고 있던 류제국의 앞을 김태군이 지나가면서 둘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몸을 낮추며 슬그머니 지나가려는 김태군을 발견한 류제국은 김태군의 가슴팍을 한 대 때렸다. 전날 경기 상황에 대한 응징(?)이었다. 김태군은 24일 열린 3차전 5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류제국을 상대로 중전안타를 때려냈다.
그런데 안타의 타구 방향이 문제였다. 류제국의 얼굴쪽을 향한 강습타구가 피하던 류제국의 모자 챙을 스치며 중견수 앞으로 빠져나갔다. 류제국은 깜짝 놀라 마운드에 쓰러졌고, 김태군도 1루를 밟은 뒤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마운드를 찾아 류제국의 부상 여부를 확인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다. 류제국은 다시 일어나 투구를 이어갔다. 그러나 조금만 타구의 방향이 달랐더라도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김태군은 류제국에게 가슴팍을 한 대 맞고 미소를 지으며 NC 쪽 라커룸으로 향했다. 류제국도 그런 김태군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은 뒤 다시 말을 이어갔다.
류제국은 "깜짝 놀랐다. 그런데 강상수 코치님이 올라오시더니 하는 말이 '안 잡고 뭐 하노'라셨다"며 "그래서 공이 눈앞에 있는데 어떻게 잡냐고 했다. 그냥 무거운게 모자에 맞는 느낌이었고, 하얀 물체가 눈앞에 있었다"고 아찔했던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어 류제국은 "그 타구 이후 집중력이 좀 흐트러졌다"며 "나도 모르게 공이 나한테 올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그 후 몸에 맞는 공이 계속 나오지 않았느냐"고 김태군의 타구가 투구 밸런스에 악영향을 미쳤음을 설명했다.
타자들이 찬스를 계속해서 무산시키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류제국은 5.2이닝 2피안타 7사사구 1실점 호투를 펼쳤다. LG는 연장 11회말 양석환의 끝내기 안타로 2-1로 승리, 2연패 뒤 1승을 챙겼다.
류제국은 "원래 긴장감 있는 경기를 좋아한다. 그런 경기에 집중도 더 잘 되고 간절함도 더 생기는 것 같다"며 포스트시즌 들어 자신이 등판하는 경기에 팀이 계속 승리하는 것에 대해서는 "굳이 큰 의미를 두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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