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마치 막다른 길에서의 멱살잡이 싸움 같았다. '폼나는' 경기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무조건 이겨야 살 수 있다.
절박했던 LG 트윈스가 결국 탈락 위기에서 기사회생했다. 끝모를 듯 이어지던 경기는 연장 11회말 막을 내렸다.
무려 16개의 사사구. 17개의 잔루. 수없이 많은 찬스를 만들었고 기회를 무산시켰다. 선발 투수 소사까지 중간계투로 투입한 총력전, 승리의 여신은 'LG의 정성'에 결국 반응했다.
11번의 공격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흐름이 끊기지 않는 타격이 이어졌다. 발단의 13번째의 볼넷이었다. 선두 히메네스가 상대 마지막 투수 김진성으로부터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LG 덕아웃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후속 오지환은 이날 처음으로 정타를 때려내며 중견수 옆 안타로 찬스를 이었다. 무사 1,2루에서 채은성의 희생번트는 정석 대로 굴러갔고, 상황은 1사 2,3루가 됐다.
다음 타자는 타격이 약한 황목치승. 그러나 LG 덕아웃은 아껴뒀던 비장의 카드 양석환을 적시에 투입했다. 어차피 막판, 1루를 채울 수도 있었지만 NC 배터리는 정면승부를 택했다. 내야와 외야의 수비진이 모두 전진수비를 하면서 홈승부에 대비했다.
양석환은 초구 볼을 기다린 뒤 2구째에 기다렸다는 듯이 방망이를 휘둘렀다. 타구는 김진성에게 강하게 향했는데, 글러브를 맞고 그만 유격수 손시헌 쪽으로 굴절됐다. 이미 3루주자 히메네스는 홈으로 쇄도한 상황. 손시헌이 공을 잡았지만 이미 끝내기 결승점이 나왔다. LG의 2-1 승리.
경기 내용만 보면 깔끔하지 못했다. 난잡했다는 표현이 오히려 들어맞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가을 야구'는 결국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한다. 경기를 내줄 뻔한 위기를 수차례 극복한 결과 LG가 마지막에 웃을 수 있었다. 1차전 선발투수 소사를 포함해 6명의 투수를 투입하며 출혈이 적지 않았지만 벼랑끝에서 일단 한 발 앞으로 다가섰다는 게 LG로선 중요했다.
반대로 NC로선 잡을 수 있는 경기를 놓쳤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적지 않을 경기였다. LG가 반격에 성공하면서 시리즈 향방은 안개국면으로 접어들었다. 25일 역시 잠실에서 열리는 4차전에 또 다시 야구팬들의 이목이 쏠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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