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가 지난 2014년 이후 두 번째로 '가을야구'에서 만났다. 두 팀은 21일 오후 NC의 안방인 창원 마산구장에서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을 시작으로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다툰다.
앞서 첫 번째 '가을야구' 만남에서는 LG가 웃었다. 지난 2014년 준플레이오프에서 LG는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NC를 꺾고 플레이오프에 올라갔다.
NC에게는 이번 플레이오프가 LG 상대 설욕전 무대가 된다. 특히 1차전 승부는 시리즈 전체 흐름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일전이다.
KBO리그 역대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기준) 전적을 살펴보면 그렇다.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둔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이 84%로 높다. NC와 LG 모두 1차전 승리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NC는 1차전에서 LG와 비교해 전력 손실이 있다. 팀 타선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에릭 테임즈가 나오지 못한다. 그는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적발돼 포스트시즌 1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테임즈가 빠진 자리를 누군가는 메워줘야 한다. 테임즈를 대신해 선발 1루수로 나설 것으로 보이는 좌타자 조영훈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NC는 팀 분위기가 좋지 못하다. 테임즈 말고도 승부조작 혐의로 참고인 조사를 받았던 이재학이 엔트리에서 빠졌다. 투타 모두에서 전력 누수가 생긴 셈이다.
포스트시즌과 같은 단기전은 매 경기가 총력전이다. 그러다보니 팀 전력 외의 변수도 중요하다. 지난해부터 '가을야구'에는 예기치 못한 큰 변수가 작용하고 있다. 경기에서 일어나는 실수나 실책이 아닌 그라운드 밖 문제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5년 연속 통합 우승을 노리던 삼성 라이온즈는 '악재'를 만났다. 시리즈 준비에 한창인 가운데 터져나온 '해외 원정 도박' 파문이다.
삼성은 여기에 연루된 주력 투수 3명을 엔트리에서 빼고 한국시리즈에 나섰다. 두산과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첫걸음을 잘 뗐지만 결국 뒤숭숭한 분위기를 이겨내지 못했다. 2차전부터 내리 4경기를 내주면서 준우승에 그쳤다.
올해도 외적 변수에 의해 시리즈 희비가 엇갈리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7일 끝난 준플레이오프도 그랬다. LG와 플레이오프 티켓을 두고 다투던 넥센 히어로즈는 1승 3패로 밀려 탈락했다.
'가을야구'를 앞두고 염경엽 넥센 감독의 이적설이 불거져 나왔다. 넥센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전체적인 팀 분위기에서 LG에게 밀렸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구단이 하나로 똘똘 뭉쳐 포스트시즌을 치러야 하는데 엇박자가 난 셈이다. 염 감독은 17일 4차전에서 패하며 탈락이 확정된 뒤 전격적으로 사퇴 발표를 했고, 넥센 구단은 다음날 염 감독의 뜻을 수용한다며 '유감'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좋지 않은 모양새가 됐다.
NC 역시 악재를 안고 가을야구를 시작한다. 위기를 극복하려면 무엇보다 선수들이 플레이오프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1차전 결과가 더 중요해졌다.
한편 플레이오프 1차전을 먼저 내주고도 한국시리즈 티켓을 손에 넣은 경우는 역대 4차례 있었다. 지난 1996년 현대 유니콘스, 2001년 두산 베어스, 2006년 한화 이글스, 2009년 SK 와이번스가 그랬다.
1996년 현대와 2009년 SK는 당시 각각 쌍방울 레이더스, 두산에게 1, 2차전을 먼저 내줬으나 내리 3경기를 이기며 기적같은 역전 시리즈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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