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포스트시즌은 선발야구다. 선발이 강한 팀이 시리즈를 지배한다. 선발이 약하면 이기기 어렵다. 2016년 포스트시즌의 새로운 트렌드다.
이런 흐름을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팀이 LG 트윈스다. 확실한 4명의 선발투수를 보유한 LG는 이번 포스트시즌 5경기에서 선발야구의 매력을 한껏 보여줬다. 지난 10일 KIA 타이거즈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부터 전날 넥센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모두 5명의 투수가 등판해 한 번을 제외하고 매번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허프, 류제국, 소사, 우규민 4명의 선발투수는 합계 31.1닝을 소화했는데, 이는 팀 전체 이닝의 73%에 해당한다. 자연스럽게 불펜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면서 구원투수들의 호투라는 선순환도 이어졌다. LG 불펜은 이번 포스트시즌 13.2이닝 동안 단 1점만 허용했다.
역시 확실한 에이스의 존재가 큰 상승작용을 했다. 시즌 중반 합류했지만 단숨에 1선발로 떠오른 좌완 데이빗 허프는 이번 가을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가을야구 첫 경기인 지난 10일 잠실 KIA전에서 7이닝 4피안타 4실점(2자책)으로 기대에 부응하더니 전날 잠실에서 열린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도 7이닝 5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허프의 호투가 뒷받침되면서 LG는 5전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2승1패로 앞서나갔다.
넥센 역시 선발에 비중을 두는 야구를 꿋꿋하게 펼치고 있다. 맥그레거-벤헤켄-신재영으로 포스트시즌 로테이션을 구성한 넥센은 첫 2경기에서 선발투수가 최소 5이닝 이상 소화하며 분전했다. 비록 패했지만 13일 고척 1차전에서 맥그레거가 5이닝 5피안타 4실점을 기록한 뒤 1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2차전에선 에이스 벤헤켄이 7.2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명불허전의 투구를 선보였다.
이제 남은 2경기도 선발투수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4차전 선발투수는 맥그레거와 류제국. 가을 들어 컨디션이 최고조로 올라 있는 류제국을 앞세운 LG는 안방에서 시리즈를 끝낼 작정이고, 넥센은 벤헤켄이 나서는 5차전까지 무조건 이어갸야 하는 처지다.
선발투수들이 연일 호투하면서 매 경기 후반까지 승부를 알 수 없는 접전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에 대한 선수들과 관중의 몰입도가 최고조로 올라 있다. 포스트시즌답게 재미있는 경기, 예측이 불가능한 손에 땀을 쥐는 상황을 거의 매 경기 목격할 수 있다. 허무한 대량득점 경기, 일방적인 난타전은 찾아보기 어렵다.
선발야구의 매력이 정점에 도달한 듯한 2016년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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