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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배우 최민호+감독 이성태, '두 남자'의 수다(인터뷰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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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호 "개막식 후 배우들과 회식…부산에 온 것이 너무 좋았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최를 한 달여 앞두고 올해 눈여겨볼 작품들이 무엇이 있을지 미리 살펴봤다. 한국 작품들을 향해 시선을 돌리는데, 익숙하고도 낯선 이름이 눈에 띄었다.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된 영화 '두 남자'(감독 이성태)의 주연 배우로 적힌 최민호라는 이름이었다.

영화 '계춘할망'을 비롯해 다수의 드라마에서도 배우로 활동해 왔지만, 최민호의 이름은 아직 인기 그룹 샤이니의 멤버 민호로 더 익숙하다. 거대 예산이 투입된 상업 영화가 아닌 저예산 영화에, 그것도 가출 청소년들을 주인공으로 한 다소 거친 줄거리의 작품에 그가 주연을 맡았다는 사실은 충분히 신선했고 놀라웠다.

'두 남자'로 올해 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최민호는 이성태 감독, 배우 김재영, 이유진, 정다은과 함께 지난 6일 열린 개막식 레드카펫을 밟았다. 샤이니 컴백 활동으로 그날 밤 서울로 향했던 최민호는 지난 11일 다시 부산을 찾아 이성태 감독과 관객과의 대화(GV)에 참석했다. 감독의 세 번째 GV, 최민호에겐 첫 번째 GV였던 이날 행사가 끝난 뒤 두 사람을 부산 해운대의 숙소에서 만났다.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 호흡을 나눈 두 사람이지만, 대화에선 촬영 기간 동안 쌓아온 든든한 신뢰가 읽혔다. 공교롭게도 '두 남자'는 최민호의 첫 주연 영화인 동시에 이성태 감독의 첫 장편 영화다. 고단한 촬영 중에도 영화와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수시로 나누며 가까워진 두 사람은 인터뷰 내내 장난기와 애정이 동시에 묻은 발언들로 분위기를 밝게 만들었다. 이들과 나눴던 흥미로운 대화들을 그대로 옮긴다.

이하 이성태 감독, 최민호와의 대화

-최민호는 인기 그룹의 멤버이자, 연기자로서도 스타성을 지닌 인물인데 '두 남자' 캐스팅 과정에 감독의 설득도 있었나.

최민호(이하 최) : 설득 과정은 없었다. 시나리오를 받고 이후 미팅 때 처음 만났다.

이성태(이하 이) : 그날 내가 긴장을 많이 했다.(웃음)

최 : (웃음) 그날, 밥이 나왔는데도 감독님이 한 시간 동안 밥을 안먹고 이야기하셨다.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는데, 감독님이 '우리 영화가 이렇게 저렇고' 등등 이야기를 많이 하신 뒤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 내가 생각한 감독님의 이미지와 달랐다. 왠지 굉장히 재밌는 작업이 될 것 같다는 확신을 했다.

이 : 처음이니까. 내 데뷔작이었고, 데뷔작 캐스팅을 위해 배우를 만난 것도 처음 아닌가. 내 인생 첫 미팅이었다. 배우와 갖는 첫 미팅.

최 : .'말을 잘 못하니 이해해달라'고도 하셨다. 첫 만남부터, 감독과 솔직한 이야기를 터놓고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필(Feel)'이 왔다.

-개막식 날 밤 해운대 근처 주점에서 '두 남자' 팀의 회식 장면을 목격했다.

이 : 민호가 다음날 서울에서 아침 일찍 컴백 일정이 있었다. 그냥 서울로 가기엔 서운하니, 함께 조금 마셨다.(웃음)

최 : 그날 배우들도 다 모였는데, 사실 너무 좋았다. 레드카펫을 성공적으로 밟았다고 생각한 날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주변에서 연락도 많이 왔다. '언제 개봉하냐'며 벌써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다음날 나는 먼저 서울에 올라가고, 이후 감독님과 다른 배우들이 GV를 했다."

이 : 소향씨어터에서 진행됐던 첫 상영이 있었는데, 우리 영화가 그 극장의 최초 매진 기록을 썼다더라.

최 : 그날 나는 서울에 있었지만, 부산에서의 여운이 너무 많이 남아 감독님께 전화를 했었다. 몸은 서울에 있었는데 마음을 부산에 두고 온 기분이었다. 감독님 목소리를 들으니 죄송했다. '스케줄을 함께 했으면 좋았을텐데' 싶었다. 드라마와 영화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어쩌면 드라마의 작업 기간이 더 길 수도 있다. 그런데 우리는 촬영 기간이 그리 길지 않았는데도 그 속에서 끈끈해졌다. 그 마음을 잘 유지해 부산까지 이어온 것 같다. 영화가 개봉한다면 그 때까지 이 마음이 이어질 것 같다. 부산에 온 것이 너무 좋았다. 영화인들의 축제 아닌가. 물론 이번 영화제의 분위기가 이런 저런 이유로 썩 좋지만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 팀과 함께 한다는 사실이 너무 좋았던 것 같다.

이 : 민호가 '술 맛'은 잘 모르는 것 같은데, 몸이 아주 건강해 잘 마신다.(웃음) 취하지도 않는다. 선배들이 민호를 예뻐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한데, 맛을 알고 마시는 게 아니더라도 동료들이 술자리에 부르면 끝까지 자리를 지키려 하더라. 반면 나와 다른 배우들은 모두 술을 좋아했다.(웃음) 영화 상에서는 이 친구들이 어떤 생활을 했었는지 언급되지 않지만, 적어도 사계절은 함께 길에서 산 친구들로 보인다. 만약 실제로 만난 것이 일주일 간이라 하더라도 영화에선 그 모습을 만들어야 했는데, 함께 술자리를 통해 친해진 면도 있다.

최 : 촬영 분위기가 잘 만들어졌다. 사실 어떨 때는 감독님이 막무가내로 '합시다' 하는 것처럼 보여도, 한 발짝 뒤에서 보면 천재성이 엿보이는 면이 있다. 세심하게 모든 것을 고려해 하는 행동이 많은 것 같다. 물론 여쭤보면 '그냥 하는 건데'라고 답하시지만.(웃음)

-대화를 듣다 보니 감독이 굉장한 장난꾸러기 같은데.

이 : 창작을 하는 사람은 늙어서는 안 되는 것 같다.(웃음)

최 : 감독님은 많이 오픈된 분인 것 같다. 촬영 전이나 후에도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더 좋은 것을 찾는다. 어쩌면 서로 다가가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감독님은 처음부터 오픈 마인드로 우리의 의견을 들어줬다. 감독의 생각을 알고 접근하니 이해가 쉬운 면도 있었다. 우리를 편하게 해주기 위해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려 하셨다. 제일 큰 배려가 아니었나 싶다.

-영화의 엔딩인 용산역에서의 액션 장면은 보기만 해도 배우와 스태프들의 고생이 느껴졌다.

최 : 제 체력을 너무 믿으시더라.(웃음) 사실 조금 지치긴 했지만, 마지막엔 온 힘을 쏟아서 하니 감독님이 더는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으셨다.

이 : 당시 날씨가 너무 추웠던 기억이 난다.

최 : 맞다. 그런데 영화에선 그만큼 추운 것이 잘 표현이 안되더라.(웃음)

조이뉴스24 부산=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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