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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중간결산①]이병헌부터 쿠니무라준까지…부산 누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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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손예진, 관객도 만나고 상도 받고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반환점을 돈다. 지난 6일 막을 올려 열흘 간의 영화 축제를 시작한 뒤 오늘(10일) 개막 5일째를 맞는다. 영화제를 둘러싼 잡음들과 영화인들의 불참 선언까지 우려스러운 이슈들이 끊이지 않았지만 많은 배우와 감독들이 예년처럼 부산을 찾아 관객과 소통했다.

한국영화기자협회 오픈토크 행사로 관객과 가까이서 만난 윤여정, 이병헌, 손예진을 비롯해 개막식을 진행한 한효주와 설경구, 초청작을 들고 레드카펫을 밟은 쟁쟁한 배우들이 영화제 첫 주말을 꽉 채웠다. 영화 '아수라'의 배우 정우성, 정만식, 주지훈, 곽도원 등은 야외무대인사를 통해 관객들의 환호를 받았고 세계적 감독으로 불리는 김기덕은 새 영화 '그물'로 관객과의 대화 등 영화제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영화 '곡성'으로 한국에도 많은 팬을 보유하게 된 일본 배우 쿠니무라 준 역시 부산을 찾아 팬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병헌·손예진, 팬들과의 만남부터 부일 수상까지

배우 이병헌과 손예진은 올해 부산을 바쁘게 누빈 게스트들이다. 두 배우 모두 개막식엔 참석하지 못했지만, 개막 후 한국영화기자협회 오픈토크 행사와 제25회 부일영화상 시상식 등에 참석하며 영화제 기간을 알차게 보냈다.

영화 '내부자들' '매그니피센트7' '밀정'에 이어'마스터'로도 관객을 만날 예정인 이병헌은 지난 7일 영화의 전당 두레라움 광장에서 진행된 오픈토크 중 진솔한 입담으로 매력을 보여줬다. 그는 "믿고 보는 배우"라는 칭찬에 대해 "기분 좋은 말"이라고 언급하며 "얼마나 오래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가끔 하게 되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 말만큼 배우로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말은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올해 영화 '비밀은 없다'와 '덕혜옹주'를 선보이며 스크린을 누볐던 손예진은 지난 8일 관객들의 다양한 질문을 받으며 영화제의 열기를 드높였다. 날로 물이 오르는 연기력에 관객과 평단의 찬사도 쏟아진 것에 대해 손예진은 "다양한 작품을 하면서 역할을 만나니 많은 작품을 통해 그것이 응축되고 쌓인다"며 "나이가 들수록 깊이있는 연기를 보여줄 수 있게 되는 것 같다"고 알렸다.

두 편의 영화로 부산을 찾은 손예진은 관객과의 대화(GV) 행사에도 적극 참여해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두 배우는 각각 '내부자들'과 '비밀은 없다'로 제25회 부일영화상 남녀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시상식에서 이병헌은 "영광이다"라고 수상 소감을 말한 뒤 "부산국제영화제는 축제인데, 태풍 때문에 많은 분들이 피해를 보신 것이 안타깝다"며 "이 자리를 빌려 위로의 말씀 드린다. 힘내시라"고 시민들을 격려했다.

손예진은 "의미 있고 뜻깊은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배우로서 영화를 선택하고, 연기하고 개봉을 하는 반복을 하면서도 결과에 늘 두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비밀은 없다’는 특별한 영화"라며 "영화 속 나의 낯선 모습을 많은 분이 공감해 주시진 않아 마음이 안타깝기도 했지만 배우로서 용기가 더 생겼다"고 힘 있는 수상 소감을 덧붙였다.

윤여정, 대배우의 관록 빛난 한 시간

올해로 데뷔 50주년을 맞은 배우 윤여정은 한국영화기자협회가 주최하는 오픈토크 행사를 비롯해 초청작인 영화 '죽여주는 여자'의 무대인사 등에 참석했다. 약 한 시간 동안 진행된 오픈토크에서, 그는 자신의 연기 인생을 돌아보는 한편 인생의 선배로서 젊은이들에게 전하고픈 메시지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윤여정은 "어떻게 죽을 것이냐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다"며 "결론은 없다. 아름답게 죽을 수는 없는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배우들은 무대에서 죽고 싶다고 하는데, 그것이 촬영하다 죽는다는 이야기가 아니더라"며 "죽음을 앞둔 이들은 자기가 살던 공간에서 자기가 하는 일을 조금이라도 더 하다 죽길 원한다. 무대에서 죽고 싶다는 말이 그래서 있다는 걸 알았다"고 답했다.

광장에 모인 젊은 관객들을 향해 뼈 있는 당부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젊은이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돈을 따지지 말고 임하라는 것"이라며 "그러다 보면 여러분의 진가를 모두가 아는 날이 온다"고 격려했다.

'아수라' 팀 등장에 영화의 전당 '들썩'

지난 8일, 영화 '아수라'의 출연 배우 정우성,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은 영화의 전당 두레라움 광장에서 열린 야외 무대인사를 통해 부산 관객과 뜨거운 호흡을 나눴다. 영화 속에서만큼 거침 없는 에너지로 객석을 뒤흔들었다.

가랑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아수라' 팀의 방문에 무대 주변을 가득 채우는 열정을 보여줬다. 배우들의 재치 넘치는 인사말부터 작은 행동 하나까지 관객들의 환호성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정우성은 "오랜만에 부산에 오니 설렌다. 뜨겁게 맞이해줘서 감사하고 반갑다"며 '아수라'를 "폭력성 논란의 중심에 선 영화"라 표현해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또한 그는 "극 중에서 네 수컷에게 계속해서 압박을 당했다"며 "어느 한 배우와의 에피소드를 꼽기 어려울 만큼 이 수컷들과의 에피소드 자체가 내게는 큰 에피소드였다"고 촬영 후기를 들려줬다.

정만식은 "'아수라'에서 김차인 검사의 사냥개 역을 맡았다"고 인사를 전한 뒤 자신이 아끼는 장면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정우성에게 '내가 잘 생겼냐'고 묻는 장면"이라고 답해 다시 한 번 웃음을 안겼다.

곽도원은 "'아수라'에서 김차인 역을, '무한도전'에서는 시청자 역할을 맡았다"고 재치있게 인사했다. 이어 "뜨겁게 환영해줘서 감사하다. 사랑한다"고 말했다. "배우가 현장에서 가장 행복할 때는 배우들끼리 연기를 주고 받으면서 감정교류가 됐을 때"라고 말을 이어 간 곽도원은 "그럴 때 정말 짜릿한데, '아수라'를 촬영하며 그런 장면이 많더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쿠니무라 준, 짧지만 강렬했던 부산과의 만남

지난 9일 쿠니무라 준은 올해 영화제의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된 영화 '곡성'의 배우로 야외 무대인사에 참석했다. 일본은 물론 할리우드에서도 개성 강한 연기력을 선보인 바 있는 쿠니무라 준은 신드롬급 이슈를 만들어냈던 '곡성'의 외지인 역으로 단숨에 한국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이후 MBC '무한도전'의 '무한상사'에도 출연하며 더욱 친근한 이미지를 갖게 됐다.

쿠니무라 준의 등장에 영화의 전당 관객들은 큰 환호를 보냈다. 그는 '무한도전' 출연 뒷이야기는 물론, '곡성'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장면에 대해서도 털어놓으며 관객들과 재치 넘치는 소통을 이어갔다.

'무한도전' 출연 배경에 대해선 "'무한도전'이 한국에서 오래 방영된, 여러 도전을 하는 '넘버원' 프로그램이라 들었다"며 "그 중에서도 '무한상사'가 드라마 형식으로 진행된다고 들었다. 늘 하던 것이니 참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재석은 일본어 연기가 수월하지 않을 수 있어 일본어를 적은 종이를 뒤에서 보여주며 편하게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곡성'을 본 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에 대해 묻자 그는 "'와타시다'라는 대사를 하는 장면"이라고 답해 관객들을 웃게 만들었다. 이 장면은 영화의 인상적인 엔딩이자, 관객들로 하여금 강렬한 공포를 느끼게 만든 신이기도 했다. 쿠니무라 준은 이 장면에서 소화했던 자신의 대사를 관객들 앞에서 재연해 박수를 받았다.

조이뉴스24 부산=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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