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에이스는 역시 위기에 강했다.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파워 랭킹 1위'로 꼽히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두고 하는 말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의 활약을 앞세워 3-2로 이겼다.
전반 14분에 기성용(스완지시티)의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카타르에 두 골이나 내주며 1-2로 끝려간 슈틸리케호였다.
하지만, 믿는 구석이 있었다. 기성용의 선제골에 깔끔한 패스로 도움을 기록했던 손흥민의 존재였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지난 한 달 사이 5골 2도움을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 최고 선수로 올라섰다.
리우 올림픽에 다녀오면서 프리시즌 일부를 팀과 함께 하지 못했고 지난해 중용됐던 에릭 라멜라-델레 알리-크리스티안 에릭센 등 공격 2선과의 경쟁도 피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이적설에도 휘말렸던 손흥민에게는 위기였지만 화끈한 골 행진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카타르는 이런 손흥민 봉쇄를 위해 두세 명의 수비가 붙어 막았다. 이 과정에서도 손흥민은 기성용의 선제골에 도움을 기록했다. 돌파를 막으려 두 명의 수비가 방해하자 홍철에게 받은 패스를 그대로 기성용에게 연결했고 한국의 첫 골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전반 20분 상대 선수와 경합하다 오른발에 경미한 부상을 당한 뒤 손흥민의 폭발적인 스피드는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한국은 측면 수비가 무너지며 두 골을 헌납하며 역전 당했고 위기에 몰렸다.
후반 11분 지동원의 골로 2-2 동점이 되며 분위기가 한국 쪽으로 넘어오자 손흥민이 화룡점정의 재역전 결승골을 넣었다. 페널티지역 왼쪽에 있던 손흥민은 기성용의 침투 패스를 놓치지 않고 오른발 감아차기로 카타르 골망을 흔들었다. 선덜랜드전에서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패스를 그대로 골로 연결했던 것과 유사했다.
이 골은 슈틸리케호를 구원하는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20분 홍정호(장쑤 쑤닝)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가 이어졌기 때문에 한국이 리드하지 않은 상황이었다면 이길 수 없는 경기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제몫을 다한 손흥민을 44분 빼고 김보경(전북 현대)을 넣었다. 물러나는 손흥민에게 관중 3만2천550명의 기립박수는 자동이었다. 그야말로 위기의 한국대표팀을 구한 손흥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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