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미드필더는 공수 역할을 다 해줘야 한다."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이 카타르전에서 자신이 한 말을 확실하게 실천했다. 수비 불안으로 두 골을 내줘 아쉬움이 남기는 했지만 개인 능력 자체로만 본다면 기성용은 재역전 결승골을 넣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함께 만점을 받아도 부족함 없는 활약이었다.
기성용은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3차전 카타르와의 경기에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됐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과 호흡을 맞춘 기성용은 선제골과 결승골 어시스트를 해내며 한국의 3-2 승리에 으뜸 공신이 됐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공격 극대화를 위해 정우영(충칭 리판) 홀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남겨두고 기성용을 공격 2선으로 올려 배치했다. 기성용의 패싱력이 뛰어난 점을 이용하면서 카타르의 밀집 수비를 깨는 이중 효과를 노렸다.
기성용의 진가는 경기 시작 직후부터 빛났다. 특유의 택배 패스로 장현수에게 볼을 연결해 한국의 첫 슈팅을 이끌어냈다. 이후 11분 직접 선제골까지 터뜨렸다. 손흥민이 내준 패스를 페널티지역 왼쪽 외곽에서 오른발로 낮게 슈팅했고 그대로 카타르 골망을 갈랐다. 지난해 11월 17일 라오스와의 2차전 이후 11개월여 만에 맛본 골맛이었다. 기성용은 관중석의 아내 한혜진(배우)에게 하트 세리머니를 펼쳤다.
과감하게 공격에 가담한 기성용은 14분 수비와 골키퍼에 연이어 맞고 나오는 슈팅으로 수비를 흔들어놓았다. 묵직한 그의 슈팅에 카타르 수비 공간은 크게 벌어졌다.
열과 성을 다한 기성용은 모히드 아미룰 주심의 이해하기 어려운 판정에는 감정을 숨기지 못했고 카타르의 거친 플레이에는 강하게 맞서는 등 주장으로서의 역할에도 충실했다.
기성용이 가장 환하게 빛을 발하는 순간이 기다리고 있었다. 2-2로 팽팽히 맞서던 후반 13분, 손흥민의 결승골에 절묘한 전진패스로 천금의 도움을 기록했다.
홍정호의 경고 누적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몰린 다음에는 수비적으로 전향, 카타르의 공세를 온몸으로 막아냈다. 문전 혼전 중 카타르 선수와 충돌하며 골키퍼 김승규에게 눌려 쓰러진 기성용은 통증이 심해도 참고 견디며 끝까지 뛰었다. 3만2천550명의 관중은 기성용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시소게임 속에서 자기 역할을 다 해낸 기성용에게 찬사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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