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올 시즌에도 '기을야구'에 초청받지 못하고 구경꾼이 될 확률이 매우 높다. 22일 현재 7위에 올라있고 산술적으로는 희박하나마 가능성이 남아있긴 하지만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기대를 접어야 하는 상항이다.
실망스런 성적에도 수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선발진에 힘을 보탠 박진형을 비롯해 마운드에서 새 얼굴이 많이 나왔다. 좌완 김유영도 마찬가지다.
김유영은 지난 2014년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올 시즌 출전시간이 늘었지만 그 전까지는 입단 첫 해 1군 경기에 5차례 등판이 전부였다.
그는 올 시즌 지금까지 43경기에 출장해 34.1이닝을 던졌고 1패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6.03을 기록하고 있다. 김유영은 "결과가 좋지 않아 실망스럽다"면서도 "그래도 많은 경기에 나오는 건 좋다"고 했다,
김유영이 중용된 이유는 있다. 롯데는 그동안 중간계투진에서 왼손투수로는 이명우와 강영식이 터줏대감 역할을 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달랐다. 강영식은 부상으로 일찌감치 전력에서 제외됐다. 이명우는 임시 선발도 맡으며 나름 열심히 공을 던졌으나 컨디션 저하로 제몫을 못하고 퓨처스(2군)로 내려갔다. 확대엔트리가 적용된 이후에도 다시 1군 콜업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김유영은 두 베테랑 좌완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롯데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불펜진 세대교체를 하고 있는 셈이다.
김유영은 "마운드에 오르면 '잘 던져야겠다'는 생각이 너무 앞서는 것 같다"고 했다. 의욕이 오히려 투구를 방해는 걸림돌이 됐다. 그러다보니 상대 타자와 볼카운트 싸움에서 밀릴 경우 자꾸 도망가는 피칭을 하게 된다.
김유영은 "남은 시즌 동안 좀 더 공격적인 투구를 하려고 한다"며 "성적만 놓고 보면 실망스러운 마음이 많이 들지만 그래도 내겐 값진 시즌이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타자와 승부에서 물러서지 않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시즌 초반과 비교해 달라진 부분도 있다. 그는 최근 체인지업 비중을 높였다. 이전까지는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사용했으나 변화를 줬다. 김유영은 "슬라이더의 경우 타자들이 아무래도 눈에 익숙해지다보니 정타를 허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이유를 들었다.
김유영의 성장은 내년 시즌 롯데 마운드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다. 이명우, 강영식이 다시 제역할을 하면 금상첨화겠지만 김유영과 같은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고 자리를 잡아야 한다.
자유계약선수(FA)나 트레이드 등을 통한 외부로부터의 전력보강도 중요하지만 팀 내부에서 새 얼굴이 자주 나와야 팀의 기본 틀이 튼튼해진다. 성적에 따른 조급증은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명확하게 맡은 역할을 구분해주고 꾸준한 기용이 뒷받침돼야 김유영과 같은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바라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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