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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채은성 웃고 오재원·정상호 울고…'몸값 명암' 6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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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신재영·채은성 vs 오재원·윤길현·정상호 '극명한 대비'

[김형태기자] 올해에도 몸값에 울고 웃은 선수들은 여전히 나타났다. 몸값 대비 최상의 성적을 올려준 선수가 여럿 부상한 반면 큰 돈을 받고 추락을 거듭한 스타도 적잖이 등장했다. 2016 KBO리그도 어느덧 끝자락이다. 몸값의 몇 배 이상을 해준 선수, 받은 돈의 반도 못해준 선수들을 추려봤다. 'FA 1년차의 저주'는 올해도 여전했다.

◆합계 1억3천200만원 '가성비 3인방'

김재환(28, 두산)을 빼고 가성비를 논할 수 없다. 몸값을 제쳐두고라도 올 시즌 토종 최고 타자 가운데 하나로 우뚝 부상했다. 19일 현재 타율 3할4푼1리 36홈런 119타점 103득점의 성적. 두산 구단 사상 첫 30홈런 100타점 100득점의 주인공이다. 타격능력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OPS가 무려 1.071에 달한다. 타격 8위에 홈런·타점·OPS 3위의 성적. 이런 김재환의 올해 연봉은 단 5천만원. 올 시즌 뒤 그가 얼마 만큼의 인상폭을 기록할지는 또 하나의 관심사가 됐다.

가성비라면 신재영(27, 넥센)을 빼놓을 수 있을까. 지난해까지 프로 4년(경찰청 2년 복무 포함)간 한 번도 1군 출장 기록이 없던 선수가 단숨에 리그 최고 수준의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시즌 27경기에서 14승6패 평균자책점 3.77의 놀라운 성적. 탁월한 제구력(볼넷 21개)에 이닝(155.1이닝) 소화력도 확실하게 입증했다. 피안타율(0.281)이 다소 높지만 WHIP(1.25) 3위에서 알 수 있듯 출루 억제 능력이 무척 뛰어나다. 1군 최저연봉 2천700만원을 받는 그에게 넥센은 1승당 192만원만 지급한 셈이다.

채은성(26, LG)은 LG의 복덩이였다. 규정타석을 채운 LG 타자들 가운데 박용택과 함께 유이한 3할타자다. 지난해 90경기에서 타율 2할4푼9리에 그친 그는 올해 LG의 주전 외야수로 자리를 굳히며 120경기에 출전, 타율 3할1푼5리 9홈런 81타점을 기록했다. 주자 있을 때(0.352) 특히 강했고, 대타(0.308)로도 눈에 띄는 성적을 올렸다. 지난해 4개에서 2배 이상 많아진 홈런수도 특기할 만하다. 올 시즌 기록보다도 향후 성장 가능성이 더욱 기대된다는 평이 많다. 올해 연봉 5천500만원인 그는 LG 주전 야수들 가운데 가장 몸값이 싸다.

김재환, 신재영, 채은성의 연봉 합계는 불과 1억3천200만원. 결과만 놓고보면 약 100배에 상응하는 성과를 올려준 셈이다.

◆고개숙인 3인방

지난 겨울에도 FA대박은 어김없이 터졌다. 많은 몸값에 비해 기대에 크게 못미친 'FA 1년차'들도 어김없이 나왔다. 오재원(31, 두산)도 '잭팟'의 주인공 중 하나였다. 지난해 연봉 4억원을 받은 그는 지난 겨울 4년 총액 38억원에 두산과 FA 계약했다. 계약금 12억원에 연봉 5억5천만원으로 올해 받은 돈만 17억5천만원이다. 그러나 그는 'FA 1년 징크스' 탈출에 결국 실패했다. 시즌 115경기에 나섰지만 타율 2할6푼6리 5홈런 53타점에 그쳤다.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53명 중 끝에서 2번째 타율에 OPS(0.706)는 최하위다. 참고로 올 시즌 리그 평균 타율은 2할9푼, OPS는 0.804다. 3할타자가 무려 38명이다. 어느 정도 반열에 오른 선수에게 타율 3할은 더 이상 영광스런 훈장이 아닌 '못하면 부끄러운' 기준이 됐다. 거칠게 표현하면 오재원의 성적은 한 시즌 내내 주전으로 기용해서 얻을 수 있는 최하치에 불과하다.

윤길현(33, 롯데)도 고개를 들 수 없기는 마찬가지. 4년 38억원에 롯데 자이언츠에 둥지를 튼 그는 올해에만 23억원(계약금 18억원, 연봉 5억원)이 통장에 입금됐다. 롯데의 프라이머리 셋업맨으로 크게 기대를 모았지만 성적은 영 신통치 않다. 56경기(56.1이닝)에 나서 7승7패2세이브 평균자책점 4.95에 그쳤다. 피안타율(0.289) WHIP(1.53) 모두 몸값에 비해 낙제 수준이다. 경기 후반 그가 나서면 안정감보다 불안감을 느낀다는 팬들의 목소리가 꽤 높았다.

'FA 낙제생'에 정상호(34, LG)를 제외하면 섭섭해 할 사람이 많다. 지난 겨울 4년 32억원에 인천에서 서울로 입성했다. LG는 정상호의 계약금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올해 연봉 5억원인 점을 감안할 때 12억원 정도를 계약금으로 볼 수 있다. 정상호도 오재원처럼 올해에만 17억원 안팎의 금액을 받은 셈이다.

LG의 '안방 문제'를 해결해줄 적임자로 꼽힌 정상호는 그러나 팀에서 주전 자리마저 빼앗기는 최악의 결과를 나타냈다. 아무리 수비력이 중시되는 포수라지만 71경기 타율 1할7푼9리 1홈런 10타점의 성적은 누구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수치를 거론하는 게 의미없을 만큼 처참한 한 해였다. 2년만의 가을야구를 준비하는 LG의 안방은 요즘 유강남(24)이 철통같이 사수하고 있다.

이밖에 OPS 0.782에 그친 박정권(SK, 계약금 14억원, 연봉 4억원), 무려 39억원(계약금 32억원, 연봉 7억원)을 받은 손승락(34, 롯데)도 몸값을 못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박정권은 10개 구단 1루수 중 사실상 최악의 성적에 그쳤고, 손승락은 구단이 기대한 '완벽한 마무리'의 모습과 거리가 멀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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