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전북 현대가 올 시즌의 명운을 가를 가장 중요한 일전을 치른다.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상하이 상강(중국)과의 겨루기다.
지난달 23일 상하이 원정 1차전에서 0-0으로 비긴 전북은 무조건 이겨야 하는 부담을 안고 뛴다. 득점 있는 무승부나 패배는 탈락이다. 0-0 무승부면 연장전으로 승부를 가리지만 이기면 된다는 단순한 공식만 생각하면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전북은 1차전에서 그라운드에 물을 세 번이나 뿌리며 전북의 빠른 패스 플레이를 저지한 상하이의 합법적인 꼼수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이번 홈 2차전에서는 전북이 그라운드 조건을 훨씬 잘 알기 때문에 제대로 장점을 발휘하겠다는 각오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실수를 하지 말아야 한다. 첫 골이 승부처다. 90분 내 승부를 끝내겠다"라며 승리를 자신했다. 이기는 것만 생각하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90분 내 승부 결정을 강조한 것이다.
올해 홈에서 치른 클래식, 챔피언스리그, FA컵 모든 대회에서 딱 1번밖에 패하지 않았던 전북은 승리에 대한 자신감으로 무장했다. 최 감독은 "홈에서 우리는 절대 강자다. 자신있게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 적극적이며 모험적인 경기 운영을 하겠다"라며 다양한 방법으로 상하이에 맞서겠다고 말했다.
양 팀의 관심은 부상에서 회복한 상하이의 헐크에게 쏠려 있다. 올해 아시아 역대 최고 이적료로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에서 상하이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헐크는 부상에서 회복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9일 항저우 뤼청전에서는 페널티킥 골을 포함해 2골을 터뜨리며 2-2 무승부를 이끌었다.
헐크는 후반 6분 미드필드 정면에서 수비수를 옆에 두고 강한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 항저우 양즈 골키퍼가 위치를 제대로 잡지 못해 실점한 것이 1차적인 문제였지만 헐크의 파워도 대단했다.
엘케손이 경고 누적으로 이번 2차전에 나서지 못하는 것은 전북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콘카도 부상이라 헐크만 잘 봉쇄하면 상하이 공격의 절반은 막는 셈이다. 수비형 미드필더 이호가 출전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지만 장윤호가 대체자로 나서 헐크를 막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하지만, 상하이에서 헐크보다 더 경계해야 할 선수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 중국대표팀의 일원으로 1~2차전을 소화한 우레이와 위하이다. 차이후이캉까지 포함하면 3명이지만 공격쪽에서 무게감이 있는 우레이와 위하이에 주목해야 한다.
우레이는 한국과의 1차전에서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탄력적인 움직임으로 중국의 역습 축구 최선봉에 섰다. 상하이에서는 헐크 아래 처진 공격수로 공격을 지원하게 될 전망이다. 빠르고 슈팅 정확도도 있다. 전북과의 1차전에서도 골과 유사한 장면을 두 번이나 만들었다.
월드컵 예선을 치르면서 한국팀에 대한 자신감도 커졌다. 우레이는 텅쉔 스포츠를 통해 "한국 대표팀이나 전북의 스타일이 비슷해서 적응에는 어려움이 없다. 내가 조금 더 정확하게 한다면 골을 넣고 이길 수 있다"라며 한껏 고무된 모습을 보였다.
위하이도 마찬가지. 최종예선 한국전에서 오재석(감바 오사카)의 헤딩 처리 미숙을 놓치지 않고 만회골을 넣으며 1-3으로 따라붙는 데 앞장섰다. 항저우전을 쉬어 체력도 비축했다. 위하이는 엘케손의 위치인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이 준동하게 만들지 않으려면 전북의 선제골은 필수다. 상대의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마음을 역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들만 봉쇄하면 헐크는 김형일-조성환 두 중앙 수비수가 꽁꽁 묶을 수 있다. 1차전 당시 엘케손 봉쇄로 중앙 수비수들의 경쟁력은 이미 증명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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