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A매치 휴식기가 끝난 K리그는 오는 10일부터 10월 2일까지 상, 하위 스플릿을 가리는 운명의 5경기를 치른다. 순위 싸움이 상당히 빡빡해 흥미로운 승부가 예상된다.
1위 전북 현대(62점)와 2위 FC서울(50점)만 멀리 떨어져 있을 뿐 3위 울산 현대(41점)부터 9위 포항 스틸러스(35점)까지는 승점 6점 차에 불과하다. 산술적으로 상위 스플릿 진입이 어려운 10위 수원 삼성(31점)은 마지노선인 6위 성남FC(38점)는 물론 인접 순위 팀과의 승점차를 좁히는데 주력한다.
순위 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선수층이다. 더블스쿼드를 구축하고 있는 전북은 올해 클래식 무패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FC서울도 아드리아노-데얀-박주영으로 구성된 공격진이 튼튼하다. 지난 3일 울산 현대전에서 2-2로 비긴 뒤 황선홍 감독이 분노를 표현한 것이 선수단에 큰 자극제가 됐다는 분위기다.
3~6위 스플릿 4자리를 놓고 8팀이 싸우고 있는 형국인데 군 전역자들의 합류는 그야말로 천군만마와 같다. 전북은 안산 무궁화(경찰)에서 중앙 미드필더 신형민, 정혁이 복귀했고 오는 14일 상주 상무에서 돌아오는 공격형 미드필더 이승기까지 합류해 더욱 틈이 없는 전력을 구축했다.
전역자가 가장 반가운 팀은 8위 전남 드래곤즈(35점)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자일을 영입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는 가운데 최전방 공격수 박기동과 측면은 물론 처진 공격수로 뛸 수 있는 박준태가 합류한다.
박기동은 상주에서 두 시즌을 뛰면서 60경기 출전 15골 13도움으로 새로 태어났다. 올해 25경기 9골 8도움을 올리며 국가대표급 자원으로 성장했다. 입대 전 그의 최고 기록이 2012년 광주FC에서의 31경기 5골 5도움이었다는 점에서 놀라운 발전이다.
다수의 축구인으로부터 "아직도 축구하고 있느냐"는 말을 들은 박준태도 마찬가지. 올해 24경기에서 8골 1도움으로 이전 최고 활약이었던 2011년 인천 유나이티드에서의 26경기 5골 1도움을 뛰어 넘었다.
두 공격 자원의 합류로 전남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시즌 중반 노상래 감독이 사의를 밝히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위기에서 벗어난 뒤 끈끈함을 과시 중이다. 기존의 자일, 유고비치, 안용우, 마우링요, 배천석 등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4위 제주 유나이티드(40점)는 '황볼트' 황일수의 합류가 보너스다. 제주는 올 시즌 화끈한 공격 축구를 표방해 서울과 전북에 이어 득점 부문 3위(50골)를 기록 중인데 스피드가 좋은 황일수의 가세로 인해 골 넣을 방법이 더 다양해졌다.
꼴찌 인천(24점)도 미드필더 최종환이 돌아오고 안산에서 지난 3일 전역한 수비수 안재준과 배승진으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기형 코치 대행체제로 어수선하지만 수비가 강점인 인천 특유의 경기 스타일에 앙념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은 주전급 측면 수비수 이용과 중앙 미드필더 김성환이 돌아와 실리 축구에 더 힘을 쏟을 수 있고 성남도 측면 수비수 박진포의 복귀로 힘을 받았다.
전역 복귀자가 한 명도 없는 수원만 속앓이를 할 뿐이다. 부상 당한 염기훈이 10월 초는 지나야 복귀를 한다는 점에서 치명타다. 올림픽을 치르고 월드컵 최종예선까지 뛴 권창훈도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 산토스를 제외한 외국인 선수들이 작은 부상에 시달리는 등 답답한 상황만 계속되고 있다. 있는 자원으로 어떻게든 버텨야 하는 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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