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난세의 영웅인가. LG 트윈스의 봉중근이 팀 선발진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호투를 펼쳤다.
봉중근은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2피안타 3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LG가 2-0으로 앞선 6회초 마운드를 내려가 승리투수 조건도 갖췄다.
이날 봉중근은 외국인 투수 허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선발로 마운드에 올렸다. 경기 전에는 우규민의 갑작스러운 1군 등록 말소 소식까지 전해졌다. 허프는 왼 손목 근육통으로, 우규민은 타구에 맞은 오른쪽 정강이 근육통으로 각각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봉중근마저 일찍 무너졌다면 LG의 마운드 운용은 큰 위기를 맞을 상황이었다. 그러나 봉중근이 선발 투수로서 최소한의 역할인 5이닝을, 그것도 무실점으로 책임지며 팀 마운드에 숨통을 틔워줬다.
경기 초반부터 봉중근의 페이스가 좋았다. 1회초와 2회초를 모두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3회초에도 선두타자 박동원을 3루수 직선타로 잡아냈다. 7타자 연속 범타. 다음 김지수에게 첫 안타를 맞은 뒤 2루 도루까지 허용했지만, 임병욱과 서건창을 범타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4회초 역시 선두타자 고종욱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후속 3타자를 연속 범타로 돌려세웠다. LG 타선은 4회말 이병규의 적시 2루타, 정성훈의 적시타로 2점을 선취해 봉중근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5회초는 고비였다. 김하성과 박동원을 연속 삼진으로 요리했지만 김지수와 임병욱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서건창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 실점을 막았다.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봉중근은 선두타자 고종욱을 안타로 출루시켰다. 그러자 LG 벤치는 봉중근의 투구수가 83개에 이른 점을 고려, 신승현을 구원 등판시켰다. 신승현이 첫 타자 이택근을 병살타로 잡아내 봉중근의 실점을 막아줬다.
5이닝 투구는 올 시즌 봉중근의 한 경기 최다 이닝 기록. 올 시즌 내내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봉중근이 팀이 꼭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한껏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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