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전날 역전승이 재현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아쉬운 주루 플레이 하나에 흐름이 뚝 끊겼다.
한화 이글스가 연승을 마감했다. 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5-7로 패했다. 이로써 한화는 2연승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리며 중위권과의 격차가 좀 더 벌어졌다.
전날 3일 넥센전에서 한화는 8-11로 뒤지던 9회초 3점을 뽑아 동점을 만든 뒤 연장 11회초 송광민의 결승 투런포를 앞세워 짜릿한 13-11 승리를 거뒀다. 그 기세를 이어 이날도 1회초 김태균의 적시타, 2회초 이성열의 솔로포로 2-0의 초반 리드를 잡았다.
한화의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3회말과 4회말 1점 씩을 빼앗기며 동점을 허용했고, 경기 중반 마운드가 무너지며 7회까지 3-7로 뒤졌다. 남은 공격 기회는 8회와 9회 두 번. 승부를 뒤집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한화는 8회초 황금같은 찬스를 잡았다. 선두타자 이성열의 2루타와 대타 장민석의 볼넷을 묶어 무사 1,2루 찬스를 잡은 것. 상위 타선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넥센으로서는 더욱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1번타자 이용규가 중전 안타를 터뜨리며 기대에 부응했다. 중견수 임병욱이 얕은 수비를 펼치고 있어 타구를 잡은 곳에서 홈 까지의 거리가 멀지 않았다. 그러나 바바 도시후미 3루 주루 코치의 팔은 거침없이 돌고 있었다.
2루 주자 이성열은 처음엔 3루에 멈춰서려는 듯 발걸음을 늦췄지만, 바바 코치의 신호를 보고는 다시 스피드를 올려 홈까지 내달렸다. 임병욱의 비교적 정확한 송구가 이성열의 발보다 먼저 홈에 도달했고, 이성열이 홈을 밟기 전 포수 박동원의 태그가 먼저 이루어졌다.
그런데 심판 판정은 세이프였다. 박동원이 홈 충돌 방지 규정을 어겼다는 판단. 그러나 넥센 쪽의 합의판정 요청에 의해 판정이 번복, 아웃이 선언됐다. 김성근 한화 감독이 나와서 항의해봤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무사 만루가 될 수 있는 찬스가 1사 1,2루로 둔갑하고 말았다. 정근우가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나 투아웃이 됐고, 송광민의 내야안타와 김태균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을 따라붙긴 했지만 계속되는 2사 만루에서 양성우가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무리한 홈 쇄도였다. 일단 중견수의 수비 위치가 깊지 않았다. 여기에 다음 타순이 2번 정근우-3번 송광민-4번 김태균이었다. 무사 만루를 만들어 놓은 뒤 중심타선이 상대 마운드를 심하게 압박할 수 있었지만, 한화로서는 스스로 찬스를 무산시킨 꼴이 됐다.
결국 한화는 4-7로 경기를 내줬다. 전날에 이어 짜릿한 역전승을 노려볼 수도 있었지만, 홈에서 당한 횡사로 인해 흐름이 끊어지며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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