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강력한 선발진과 홈런파워.
두산 베어스의 성공요인을 압축하면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 144경기 시즌은 변수가 많다. 당장 다음주, 다음달 흐름을 예측하기 어렵다. 좋았다가 갑자기 추락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시즌을 안정적으로 '예측 가능하게' 치를 수 있는 팀은 많지 않다.
두산은 이런 흐름에서 다소 벗어나 있다. 시즌 초반부터 그다지 흔들리지는 모습 없이 꾸준히 순항하고 있다. 7월말 한때 위기를 맞았지만 곧바로 회복하고 8월부터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두산의 한결같은 모습은 역시 투타의 안정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투수, 그 중에서도 선발투수들이 잘 던지고 타자들이 점수와 직결되는 장타를 곧잘 쳐주기 때문이다.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안정적이면서 강력한 선발진은 두산의 가장 큰 강점이다. 특히 본격적인 독주 체제에 접어든 8월부터 두산 선발진은 무섭게 급피치를 올리고 있다. 지난달 2일 잠실 LG전부터 전날 잠실 kt전까지 치른 26경기에서 두산 선발투수들은 10개 구단 가운데 독보적인 성적을 올렸다. 가장 많은 147이닝(평균 6이닝)을 소화하며 역시 최다인 16승을 합작했다.
LG(12승)와 넥센(11승) NC(10승)가 뒤를 이었지만 두산과의 격차가 적지 않다. 평균자책점(4.10) 역시 독보적이다. 두산을 제외하면 4점대 선발 평균자책점을 올린 팀은 NC(4.35)가 유일하다. 탈삼진(109개) 1위에 가장 낮은 피안타율(0.265)을 기록했다.
타선의 파워도 눈에 띈다. 기간 홈런 39개로 KIA와 공동 1위에 올랐다. 팀타율 3할(4위)에 OPS(0.878) 단독 1위다. 볼넷(113개) 2위에 3루타(6개)도 넥센, LG, 삼성과 함께 가장 많이 쳐냈다.
강력한 선발과 장타력의 조합은 3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도 재차 목격됐다. 이날 선발로 등판한 장원준은 상대 선발 윤성환과 기막힌 투수전을 펼치며 8이닝 7피안타 2실졈 호투를 펼쳤다. 비록 승패와 무관했지만 경기 후반까지 안정적인 피칭으로 마운드의 기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9월 들어 계속되고 있는 선발투수들의 호투 행진을 그 역시 차질 없이 이었다. 지난 1일 잠실 kt전서 완봉승을 거둔 니퍼트에 이어 전날에는 보우덴이 같은 팀을 상대로 7이닝 1실점 역투를 펼쳤다.
장원준의 호투를 뒷받침해준 건 두산 타선의 홈런포였다. 0-1로 뒤진 4회말 양의지가 좌월 솔로포로 동점을 만들자 에반스는 6회 역시 좌월 솔로포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 홈런 2방으로 두산은 시즌 151째를 기록, 지난 2000년 기록한 단일시즌 팀 퇴다홈런 150개를 넘어섰다.
에반스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2-2 동점이던 8회에도 상대 2번째 투수 권오준으로부터 좌월 역전 솔로포를 쏘아 올리며 팬들의 환호를 한몸에 받았다.
비록 불펜의 9회 방화로 승리는 날아갔지만 장원준과 에반스의 활약은 두산으로선 큰 위안거리였다.
이날 패배에도 두산은 시즌 80승에 여전히 2승만을 남겨뒀다. 승패마진 36으로 독보적이다. 두산을 제외하면 70승을 올린 팀도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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