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한국, 중국 모두 전력 숨기기에 돌입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30일 오후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 NFC)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 중국전(9월 1일, 상암) 대비 훈련을 했다.
전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팬 공개 훈련으로 가볍게 몸을 풀었던 축구대표팀은 이날 파주NFC에서 본격 담금질에 들어갔다. 경기까지 이틀밖에 남지 않아 전술 훈련이 부족하지만 최대한 효율적으로 훈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이 당연히 중국을 이긴다'는 일반적인 정서를 경계하고 있다. 29일 팀 미팅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우려해 선수들에게 경기에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고 한다.
이날 훈련은 초반 20분 공개 후 비공개로 전환했다. 긴장감을 높이기 위한 슈틸리케 감독의 조치였다. 한국을 넘겠다는 중국의 의지를 꺾기 위해 세트피스, 패스 전개 등 그동안 축구대표팀이 꾸준히 해왔던 것을 다시 한 번 연습하는데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취재진 일부도 파주NFC로 찾아와 훈련 장면을 인터넷으로 생중계 하는 등 한국 대표팀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황희찬(잘츠부르크), 권창훈(수원 삼성)의 인터뷰부터 한국의 훈련이 비공개로 전환되기 전까지 중국에 실시간으로 내보냈다.
전날 전세기편으로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중국 축구대표팀은 서울 홍은동 특급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일부 중국 팬들이 숙소까지 찾아오는 열의를 보였지만 최대한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했다고 한다.
가오홍보 중국 대표팀 감독은 25명의 선수단을 구성해 한국으로 왔다. 31일 최종 명단을 발표할 정도로 선수 명단부터 보안을 유지 중이다. 대한축구협회에는 누가 왔는지조차 알려주지 않았다고 한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대략적인 명단이라도 알아야 업무에 참고하는데 아무 것도 받은 것이 없다. 훈련 시간 정도나 통보를 할 정도로 극도의 보안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라며 한국전을 앞두고 대단한 신경전을 펴고 있음을 전했다.
중국은 한국과 비슷한 시각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훈련에 돌입했다. 중국 역시 20분만 공개한 후 장막을 쳤다. 오후 4시45분부터 훈련을 시작한 중국대표팀은 정확히 20분이 지난 뒤 자국은 물론 국내 취재진을 밖으로 몰아냈다.
보조구장은 특별히 천막으로 가리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는 한 마음만 먹으면 밖에서 나무와 철망 사이로 얼마든지 훈련을 볼 수 있는 구조다. 이미 중국 측은 한 차례 실사를 와서 보조구장 환경까지 다 확인했다. 자체 경호 인력까지 구축해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특별히 천막을 쳐 달라는 등의 조치를 원하지 않았다.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훈련장이 보조구장이었기 때문에 별 말 없이 사용한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 모두 31일 마지막 훈련 역시 15분 공개 후 비공개로 전환할 예정이다. 최대한 전력을 감추면서 실전에서 만나 이기겠다는 의도는 두 팀 다 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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