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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을 조금이라도 흔들고 싶은 상하이, 묘한 딴지 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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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손 감독 심리전, 훈련 타이밍 뺏는 등 신경전

[이성필기자] "에릭손 감독은 여우에요."

전북 현대는 23일 오후 중국 상하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을 앞두고 있다. 이동국, 김신욱, 에두, 이종호 등 호화 공격진이 모두 이번 원정에 동행해 승리를 준비 중이다.

전북의 승리욕 못지않게 상하이도 큰 일을 내겠다는 의지로 가득하다. 상하이 구단 역사상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8강에 오르는 성과를 낸 상황에서 더 큰 그림을 그리려 애를 쓰고 있다.

경기를 하루 앞두고 22일 가진 공식 기자회견과 훈련은 양 팀의 기싸움을 볼 수 있는 무대였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승리를 자신한다. 분위기는 좋다"라며 원정이라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기고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반면 상하이는 중국 취재진이 걱정을 할 정도로 사면초가 상황이다. 다리오 콘카가 무릎 인대 파열 부상으로 시즌을 일찌감치 마쳤고 헐크 역시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하다. 에릭손 감독은 "콘카와 헐크는 출전이 어렵다"라고 못박았다. 주장 순시앙은 감기로 훈련에 나서지 않았다.

그런데 기자회견 후 공식 훈련에 헐크가 나타났다. 정상적인 운동은 어려웠지만 가볍게 몸을 푸는 수준으로 동료들과 호흡을 맞췄다. 훈련 뒤에는 전북 에두, 레오나르도, 로페즈 등 같은 브라질 출신 선수들끼리 모여 대화를 나누는 여유까지 보였다.

국가대표 출신인 상하이 중앙수비수 김주영도 김보경, 이재성 등 전북 선수들과 짧은 대화를 나누며 탐색전(?)을 펼쳤다. 에릭손 감독은 김주영을 통해 전북의 경기 스타일과 선수 개별 특징을 과외 받고 있다고 한다.

최 감독은 "에릭손 감독은 꾀가 많은 양반이다. 모든 경우의 수에 대비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우리는 챔피언스리그에 대한 열망이 정말 크다. 그냥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 감독의 말대로 에릭손 감독은 공식 훈련 후 돌아가는 과정에서 전북과 마주하자 선수단을 꼼꼼히 살피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최 감독에게도 다가가 스스럼 없이 이야기를 꺼내는 등 기싸움을 벌였다.

상하이 구단도 홈팀의 이점을 살리려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예정에 없던 선수단 입장 리허설을 펼치는 등 전북의 훈련 집중력을 떨어트리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당초 계획은 상하이가 공식 훈련을 끝내고 나면 바로 전북이 마지막 훈련을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운동장에 기수단이 등장해 최종 훈련을 하러 왔던 전북 선수단은 10분 가까이 벤치에 대기하면서 이 장면을 지켜봐야 했다. 전북 관계자는 "사전에 협조가 되지 않은 부분이다. 황당하다"라고 말했다. 최 감독도 "충분히 이해는 되지만 크게 신경 쓰지는 않는다"라며 웃어 넘겼다.

조이뉴스24 상하이(중국)=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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