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늦깎이 레슬링 스타 류한수(28, 삼성생명)에게는 가혹한 올림픽이 됐다.
류한수는 17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카리오카 아레나 2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66㎏급 동메달결정전에서 라술 추나예프(아제르바이잔)에게 0-8 테크티컬 폴 패배를 당하며 동메달을 놓쳤다.
류한수는 2016 리우 올림픽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는 대구 경북공고 시절 주니어대표로 아시아 정상을 맛봤던 유망주다. 하지만 2004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정지현의 그림자에 가려 오랜 무명 시절을 보냈다.
무엇보다 대표팀에서는 대표선수의 훈련 파트너였다. 구르고 넘어지기를 수없이 반복하는 보조 인생이었다. 그 스스로 "그 당시는 아무 생각도 없었고 정신도 나약했다"라고 기억했다. 10년을 훈련 파트너 생활을 하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의 인생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2012년 국군체육부대에서 운동을 하면서부터. 60㎏급에서 66㎏급으로 체급을 올리자 많은 도전 기회가 주어졌다. 무엇보다 오랜 룸메이트 김현우(28, 삼성생명)가 66㎏급에서 75㎏급으로 체급을 올리면서 류한수에게 희망이 생겼다.
이후 거칠 것이 없었던 류한수다.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으로 가능성을 봤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올림픽에 대한 꿈도 꿨다. 2015 아시아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르며 올림픽 메달 목표를 향해 순항하는 모습이었다.
같은 해 세계선수권 은메달은 정신을 바짝 차리는 계기가 됐다. 그는 "올림픽 금메달은 내겐 큰 꿈이다. 반드시 해내야 할 인생의 과제다"라며 비지땀을 흘렸다. 전날 김현우가 심판 판정에 울며 동메달에 머무르자 한풀이를 하겠다며 이를 악물고 나선 류한수였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했다. 심판의 묘한 판정 타이밍에 류한수는 무너졌다. 간절함은 컸고 엄청난 훈련량을 소화하며 올림픽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메달 없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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