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정우람(31, 한화)이 살아나고 있다. 힘겨운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한화 이글스에게는 천군만마다.
정우람은 11일 울산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3-2로 앞선 9회말 1사 1루에서 권혁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동점 주자가 나가 있는 위기 상황.
첫 타자로 손아섭을 상대한 정우람은 볼만 3개를 연거푸 던지며 불안감을 보였다. 그러나 4구째에 스트라이크를 던진 뒤 5구째 파울, 6구째로 루킹 삼진을 뽑아냈다. 그 사이 도루를 시도하던 1루 주자 김동한까지 2루에서 아웃되며 경기가 끝났다.
짜릿한 한 점 차 승리를 챙긴 한화는 롯데 자이언츠를 8위로 끌어내리며 7위가 됐다. 4위 SK 와이번스, 5위 KIA 타이거즈와의 승차는 2경기. 여전히 포스트시즌 진출권과의 격차가 크지 않다.
정우람이 2경기 연속 세이브를 기록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정우람은 지난 9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도 1.2이닝 3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세이브를 따냈다. 삼성전 역시 동점 주자가 나가 있는 위기 상황에 구원 등판했다.
8-6으로 추격당한 8회초 1사 1,3루. 마운드에 오른 정우람은 최재원과 조동찬을 연속해서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끝냈다. 한화 타선은 8회말 1점을 보태 9-6을 만들었고, 정우람은 9회초에도 등판해 선두타자 이지영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 3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경기를 끝냈다.
2경기 연속 세이브에 4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이다. 2일 KIA전에서는 0.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9-9 동점이던 9회말 무사 1,2루에서 등판해 투아웃을 잡아낸 뒤 박찬호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정근우가 땅볼 아웃을 만들 수도 있는 타구였다. 이어 7일 NC전에서는 1.1이닝 무실점으로 8-3 승리에 힘을 보탰다.
5월까지 든든한 수호신 역할을 하던 정우람은 6월부터 불안감을 드러내기 시작하더니 최악의 7월을 보냈다. 7월 들어 등판한 7경기에서 2세이브 2패, 평균자책점 7.84를 기록했다. 워낙 구위가 떨어져 세이브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마운드의 무게 중심이 선발보다 계투진에 쏠려 있는 한화로서는 마무리 정우람의 부진은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송창식과 권혁이 불펜의 마당쇠로 활약하고 있지만, 최종적으로 뒷문을 잠그는 역할은 정우람이 해줘야 한다.
권혁과 송창식은 최다 등판 1,2위에 올라 있다. 투구 이닝도 불펜 투수들 중 1,2위. 권혁은 90이닝, 송창식은 86이닝을 소화했다. 42경기에서 60.1이닝을 던진 정우람도 적은 편은 아니지만, 권혁과 송창식에게 몰리는 부담을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
올 시즌 한화는 42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순위싸움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한화는 후반기 들어 꾸준히 승수를 쌓아가고 있다. 3연패를 한 번도 당하지 않은 것이 그 증거. 부진하던 정우람까지 살아나고 있어 한화의 상승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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