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8강 진출 티켓을 손에 넣는 데는 딱 한 골이면 됐다. 권창훈(수원 삼성)이 해결사가 돼줬다.
권창훈은 11일(한국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 마네 가힌샤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남자축구 C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후반 32분 결승골을 터뜨리며 한국에 1-0 승리를 안겼다.
8강 진출이 걸렸기 때문에 어려운 경기였다. 이겨야 하는 멕시코가 강하게 공격적으로 압박했다. 비기기만 해도 되는 한국은 수세적으로 대응하며 틈을 봤지만 패스가 자주 끊겨 제대로 경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권창훈도 부담이 컸다. 누구든 해결사가 되어야 하는 경기였지만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았다. 독일과의 2차전에서 부진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그였기 때문에 어떻게든 나아진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했지만 둔탁한 플레이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골 감각이 탁월한 권창훈은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0-0으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던 후반 32분 코너킥이 문전에서 흘러나오자 권창훈이 이 볼을 잡았다. 주변 동료들이 상대 수비를 페널티지역 안에 묶어 놓은 것을 확인한 권창훈은 아크 중앙에서 왼쪽으로 드리블을 한 뒤 왼발로 강슛을 날려 천금같은 결승골을 넣었다.
멕시코 수비진은 권창훈의 슈팅 타이밍을 놓쳐 어떻게 막아야 할 지 모른 채 지켜보기만 했다. 권창훈의 재치가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권창훈은 A대표팀에도 승선해 2018 러시아 월드컵 2차예선을 소화하고 소속팀 수원에서는 FC서울과의 슈퍼매치 등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자원이다. 워낙 겉으로 마음을 잘 표현하지 않기 때문에 비판을 받아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멕시코전에서는 권창훈이 별명 '애어른'에 어울리는 활약을 펼쳤다. 개인 기량을 폭발시키며 골을 넣은 뒤 권창훈은 더욱 위협적으로 멕시코를 압박했다. 39분 황희찬의 절묘한 패스를 추가골로 연결했다면 더욱 완벽하게 멕시코를 쓰러트릴 수 있었지만 아쉽게 빗나갔다. 그렇지만 권창훈의 골이 결승골이 돼 8강행을 이끌었다는 사실 자체는 변하지 않았다.
흔들림 없는 권창훈 덕분에 한국은 조 1위로 8강에 올라 난적 포르투갈을 피하고 다소 무게감이 떨어지는 온두라스와 만나게 됐다. 권창훈의 결승골이 불러올 시너지 효과가 더욱 기대되는 신태용호의 리우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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