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지상파 방송3사가 리우 올림픽 특수를 좀처럼 누리지 못하고 있다.
'2016 리우 올림픽'이 지난 6일 개막해 각 종목별로 경기가 한창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올림픽 시청률 특수를 찾아보기 힘들다. 방송3사가 스타 해설진을 투입하며 분위기 고조에 나섰지만 역대 올림픽과 비교하면 그 열기가 많이 떨어진다.
브라질과의 시차가 첫번째 요인으로 꼽힌다. 브라질과 시차가 12시간 나는 탓에 대부분의 올림픽 주요 경기가 한국 시간으로 심야와 새벽 시간대에 진행되기 때문. 여기에 유도와 펜싱, 사격 등 금메달 기대 종목에서 예선 탈락 등으로 한국선수단이 초반 부진하며 올림픽 분위기를 띄우는 데 실패했다.
방송3사의 올림픽 중계 시청률은 10%를 넘는 경우가 드물다.
지난 8일 진행된 경기 시청률 중 MBC '2016 리우 올림픽' 중계 '펜싱 여자 사브르 32강' 시청률이 11.5%(이하 닐슨코리아, 경기별 시청률)를 기록, 이날 진행된 지상파 3사 올림픽 경기 중계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어 KBS2에서 중계된 여자 탁구 16강 진출전이 10.9%를, 안창림 선수가 출전한 남자 유도 16강 진출전이 10.1%의 시청률을 보였다. 이날 새벽 방송3사가 중계한 남자 축구 예선 한국-독일 경기는 KBS 4.3%, SBS 3.4%, MBC 3.1%를 각각 기록, 모두 더해 10.8%를 기록했다.
그나마 밤 9시부터 12시까지 열리는 경기는 사정이 낫다. 경기 종목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4~8%대를 보이고 있고, 새벽 시간대 열리는 경기는 1~2%를 보이고 있다. 박태환 선수가 부진한 수영은 지난 8일 남자 자유형 200m 예선의 시청률이 1% 아래로 떨어졌다.
아직 올림픽 초반이긴 하지만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12년 런던 올림픽과 비교하면 저조한 시청률이다. 런던 올림픽의 경우 한국과 멕시코의 축구 예선경기는 시청률 31.5%(KBS2 중계)를 보였고, 손연재가 출전한 리듬체조도 시청률 30%를 넘었다. 금메달 효자 종목인 양궁 등도 20% 후반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톱10 시청률 모두 20%가 넘었다.
시청률 뿐만 아니라 화제성도 떨어진다. 매년 올림픽마다 스타 해설가들의 탄생과 어록들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경기장 안팎에서 올림픽 관련 프로그램이 분위기를 띄웠고, 예상치 않은 논란으로 시끌시끌 하기도 했다. 이번 리우 올림픽은 분위기가 조용조용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방송3사도 올림픽 중계를 앞두고 눈치 싸움을 펼치고 있다. 어마어마한 중계권료와 현지 체류비용 등을 감안하면 이번 올림픽은 적자라는 이야기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때문에 드라마와 예능 정상방송과 올림픽 중계 편성을 놓고 복잡한 셈법을 하며 고심하고 있는 것. 시청률이 낮은 프로그램은 편성에서 뺐지만, 인기 드라마의 결방 문제는 고민하고 있다.
SBS는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는 월화드라마 '닥터스'를 8일 결방 없이 정상 방송했고, 그 결과 수혜도 입었다. 월화극 중 홀로 방송된 '닥터스' 15회는 시청률 21.3%를 기록, 자체최고시청률을 썼다. 그간 꾸준히 19%대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닥터스'는 드디어 20%를 돌파했다.
MBC는 수목드라마 'W'의 방송을 앞두고 막판까지 고민하고 있다. 'W' 측은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10일과 11일 모두 올림픽 중계로 오후 10시 방송 혹은 결방으로 이원편성 됐다고 공지했다.
현재 6회까지 방송된 'W'는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하며 기분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열혈 시청자들은 '올림픽 기간 결방하면 맥이 끊길 수 있다'며 정상 방송을 요구하고 있다. 'W'의 결방 여부는 당일 결정될 예정이다.
리우올림픽은 아직 초반이고, 기대되는 종목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지금의 미지근한 분위기를 엎고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을지, 또 시청률 가뭄을 해소할 스타 선수가 탄생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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