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그라운드의 여우' 신태용(46)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의 승부수는 절반만 통했다. 역시 수비가 아쉬웠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8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 폰치 노바 아레나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남자축구 C조 조별리그 독일과의 2차전에서 3-3으로 비겼다. 1차전에서 피지를 8-0으로 대파한 한국은 1승 1무(승점 4점)로 조 1위를 유지했다.
"독일전에 올인하겠다"던 신 감독의 전략이 어느 정도 통했던 경기였다. 후반 추가시간 불운했던 동점 실점이 아쉬웠지만, 심리적으로 밀리지 않았던 점은 좋았다.
신 감독은 평균 신장이 187㎝인 독일 수비진보다 높이가 낮았던 177㎝ 황희찬(잘츠부르크)을 원톱으로 내세웠다. 190㎝의 석현준과 비교해 황희찬의 기술이 우위인 것을 우선적으로 활용하려는 의도였다.
독일 수비진이 굼뜨다고 분석했던 신 감독은 미드필드 숫자를 늘리며 과감하게 대응했다. 독일을 잘 알고 있는 손흥민을 활용했는데 절묘하게도 황희찬, 손흥민이 모두 골을 넣으며 둘의 선발 기용은 성공을 거뒀다.
후반 30분 석현준(FC포르투)을 교체 투입한 뒤에는 독일을 상대로 황희찬-석현준 투톱을 활용하는 대범함도 보였다. 유럽팀을 상대로 투톱을 내세우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인데 석현준 역시 골을 넣으며 신 감독에게 만족감을 안겼다. 집요하게 상대 뒷공간을 활용한 결과가 통했다.
하지만, 한국의 수비도 생각보다 쉽게 허물어졌다. 독일의 높이에 밀려서가 아닌, 우리의 실수가 문제였다. 전반 33분 동점골을 내준 장면이 그랬다. 측면에서 순간 압박이 풀렸고 상대에 슈팅 기회를 내줬다. 세르쥬 나브리가 편하게 슈팅해 골망을 갈랐다.
후반 10분에는 역습 후 수비 복귀가 문제였다. 역습이 끊긴 뒤 볼을 중간에 잘라내지 못했고 이는 다비 젤케의 역전골로 이어졌다. 좌우 풀백이 오버래핑해 빈 뒷공간을 커버하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신태용호의 컨셉트는 '실점하면 골로 만회한다'이다. 그런데 골을 어렵게 넣으면 쉽게 실점하는 패턴을 독일전에서 또 보여줬다. 마지막 3-3 동점을 내준 실점은 프리킥에서 수비벽을 잘 쌓았지만 굴절되며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지지만 않으면 8강에 가는 멕시코전에서는 다시 한 번 수비 점검을 하고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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