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드디어 팀내 최다승 투수가 됐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박세웅이 역투를 펼치며 올 시즌 KIA 타이거즈 상대 첫 위닝시리즈 달성을 이끌어냈다.
박세웅은 지난 2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출발은 다소 불안했다. 1회초 톱타자로 나온 신종길을 맞아 초구와 2구째 연달아 볼을 던졌다.
박세웅은 올 시즌 유독 경기 초반 투구수가 많았다. 이날 KIA전도 그럴 조짐이 보였다. 그런데 신종길을 6구째 유격수 앞 땅볼로 돌려세운 뒤부터 안정을 찾았다. 볼끝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이후 박세웅은 5회까지 KIA 타선을 무실점으로 꽁꽁 묶었다. 6회초 나지완에게 솔로홈런 한 방을 맞긴 했지만 선발 몫을 거의 완벽하게 해내고 7회초 2사 1루에서 두 번째 투수 김유영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6.2이닝 동안 111구를 던지며 5피안타 1실점한 것이 이날 박세웅의 투구 성적.
롯데 타선도 기회마다 점수를 내며 박세웅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롯데는 활발한 타격과 박세웅의 호투를 앞세워 KIA에 10-1로 이겼다.
승리투수가 된 박세웅은 시즌 7승째(6패)를 올렸다. 브룩스 레일리(6승 5패)와 조쉬 린드블럼(5승 8패) 두 외국인 원투펀치를 제치고 팀내 최다승 투수로 나선 것이다.
박세웅의 눈부신 성장은 비단 많은 승수를 챙긴 것으로만 평가받는 것이 아니다. 경기 운영 능력도 몰라보게 좋아졌다. 최근 타선의 폭발력이 무섭던 KIA 타선을 상대로 사사구를 단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박세웅은 정면대결을 벌이며 구위로 KIA 타자들을 제압해나간 것이다.
또한 그는 8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박세웅의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은 지난달 14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원정경기서 7이닝을 던지며 기록한 9탈삼진. 삼진 수에서도 박세웅의 타자 잡는 요령이 발전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박세웅은 KIA전이 끝난 뒤 "후반기 좋은 스타트를 끊어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경기 전에 강민호 형(포수)과 구속을 143-144km 정도로 꾸준히 가져가며 컨트롤 위주로 투구를 하자고 얘기를 나눴다"며 "직구에 힘이 있었던 덕분에 변화구도 상대 타자에게 잘 통했던 것 같다"고 투구내용을 되돌아봤다.
그는 유일한 실점이 됐던 나지완에게 허용한 1점 홈런에 대해서는 "아쉽긴 하지만 볼카운트가 몰린 상황이어서 볼넷으로 출루를 허용하기보다는 안타를 맞더라도 승부를 하자고 마음먹었다. 후회는 없다"고 했다.
박세웅이 토종선발로서 팀내 가장 많은 승수를 올리고 있다는 것은 롯데에게 또 다른 의미가 있다. 기대했던 대로 '안경 에이스' 계보를 박세웅이 확실하게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롯데는 지난 1980년대와 1990년대 각각 故 최동원과 염종석(전 롯데 코치, 현 SPOTV 야구해설위원)이 안경을 쓴 에이스로 마운드를 이끌었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롯데가 지금까지 거둔 유이한 한국시리즈 우승(1984년, 1992년)을 견인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박세웅의 승리 추가와 좋은 투구내용에 구단과 팬이 모두 반색하는 이유다. 그는 "팀이 5위권에 계속 머무르고 있는데 위로 더 치고 나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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