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한화 이글스의 외국인 선수 윌린 로사리오(27)가 후반기 시작과 함께 '복덩이 모드'에 불을 환하게 켰다.
로사리오는 지난 1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 5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타점을 4개나 추가하며 시즌 78타점을 기록한 로사리오는 삼성 라이온즈의 최형우(76타점)를 2위로 끌어내리고 타점 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푸짐한 밥상이 차려지는 운도 따랐다. 이날 로사리오는 총 4차례의 타석을 모두 만루 찬스에서 맞은 것. 한 선수에게 4연타석 만루 찬스가 주어진 것은 KBO리그 최초의 기록이다. 로사리오는 그 중 2차례는 범타로 물러났지만, 2차례는 2타점 적시타를 뿜어냈다. 한화는 로사리오 등 타선의 폭발로 17-7로 kt를 꺾고 3연승을 달렸다.
로사리오는 올 시즌 한화의 복덩이다. 입단 첫 해 기준, 역대 외국인 타자 최고 연봉인 130만달러가 아깝지 않은 활약을 전반기까지 펼쳤다. 그리고 후반기 첫 경기부터 팀 승리를 이끌며 타점 선두 자리까지 차지했다.
로사리오가 한화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 먼저 4번타자 김태균이 로사리오의 '우산 효과'를 보고 있다. 이제 누구도 김태균을 쉽게 1루로 내보낼 수 없다. 뒤에 로사리오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김태균은 4번타자임에도 출루 능력이 뛰어난 선수. 반면 로사리오는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휘두르는 타입이다. 두 선수를 앞뒤로 배치하는 것이 한화 타선에는 큰 시너지 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여기에 국가대표 테이블세터 정근우와 이용규, 3번타자 송광민까지 한화의 상위타선은 가히 폭발적이다.
타점 1위에 올라선 로사리오는 이제 한화 타자로는 지난 1992년 '연습생 신화' 장종훈(롯데 코치) 이후 24년만에 타점왕 등극을 노린다. 장종훈은 빙그레 시절이던 1990년부터 1992년까지 타점왕과 홈런왕 동시 3연패를 달성했다. 한화로 팀명이 바뀐 1994년 이후로는 타점왕이 나오지 않고 있다.
한화의 외국인 타자로서도 의미있는 타이틀 도전이다. 한화 소속의 외국인 타자가 타이틀홀더가 된 것은 지난 2005년 제이 데이비스(득점왕)가 유일하다. 만약 로사리오가 타점왕에 오른다면 11년만의 한화 외국인 타이틀홀더가 된다. 로사리오는 홈런 부문에서도 22개로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선두 NC 다이노스의 에릭 테임즈(25개)와는 3개 차.
무엇보다 로사리오의 방망이는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영양가가 높다. 로사리오가 초반 부진을 딛고 꾸준히 제 몫을 해내면서 한화의 성적도 바닥을 찍고 반등할 수 있었다. 올 시즌 한화에 로사리오라는 복덩이가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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