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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롯기', 동반 가을야구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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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기결산]5할 승률 달성이 관건…약점 보완해야 후반기 경쟁력

[류한준기자] KBO리그는 지역 연고에 기반을 두고 팀이 만들어졌다. '지역감정'을 부채질한다는 비판도 있긴 하지만 국내 첫 프로스포츠 종목으로 야구가 자리를 잡고 인기를 얻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충성도 높은 팬을 확보하고 이를 넘어 전국구 인기를 얻는 팀도 생겼다. 대표적인 구단이 바로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다. 나머지 7개 구단이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 세 팀은 원정경기에서도 많은 관중을 몰고 다닌다.

그런데 세 팀이 2000년대 들어 공교롭게도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하고 나란히 하위권에 머문 경우가 많았다. 야구팬들은 이를 빗대 구단 명칭 앞글자를 따 '엘롯기'라 불렀다.

엘롯기는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고유명사가 됐다. 엘롯기는 지난해 굳건한 동맹(?)을 결성했다. 8년 만에 세 팀 모두 '가을야구'에 나서지 못했다.

올 시즌도 전망은 밝지 않다. 지난 14일 KBO리그는 전반기 일정을 마감했다. 롯데가 5위(39승 43패) KIA가 6위(38승 1무 44패) LG가 8위(34승 1무 45패)라는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10개 구단 체제가 시작된 지난 시즌부터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도입됐다. '가을야구'에 진출할 수 있는 팀이 늘어났다. 5위까지 포스트시즌에 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엘롯기의 동반 가을야구 진출은 전망이 어둡다. 올 시즌은 이미 '빅3' 체제가 굳어지고 있다. 1위 두산 베어스(55승 1무 27패) 2위 NC 다이노스(47승 2무 28패) 3위 넥센 히어로즈(48승 1무 36패)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4위 SK 와이번스(43승 42패)가 넥센을 따라잡기 위해 분전하고 있지만 아직은 힘이 부치는 모습이다.

엘롯기가 모두 포스트시즌 무대에 나선다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많아야 두 팀이다. SK를 끌어내리고 4, 5위에 두 팀이 자리하는 것을 기대해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승률 5할을 마지노선으로 잡아야 한다. 엘롯기 모두 전반기 승률 5할이 안된다. 오는 19일부터 시작되는 후반기 순위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서는 5할 승률 달성이 최우선 과제다.

녹록하지는 않다. 상위권 팀들은 틈을 잘 내주지 않을 것이고, 7위 한화 이글스(34승 3무 44패)의 상승세는 엘롯기에게도 껄끄럽다.

LG는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어느 정도는 중위권 이상의 자리를 지켰다. 7월 들어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외국인투수 교체 카드를 꺼내며 후반기 반전을 노린다.

양상문 LG 감독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팀 리빌딩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시행착오도 분명히 있긴 하지만 채은성(외야수) 등은 점점 자리를 잡고 있다. 루이스 히메네스와 베테랑 박용택이 이끌고 있는 타선은 힘이 있다.

이동현이 버티고 있는 중간계투진과 초보 마무리 임정우가 불안요소다. 중간계투진의 체력과 미무리 경험 부족이 아킬레스건이다. 타선에서는 최근 몇 시즌째 선수 여러 명을 기용했으나 뚜렷한 효과가 없는 불안정한 테이블세터진이 단점이다.

지난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안방마님' 정상호는 개점휴업 중이다. 정상호는 전반기 47경기 출전해 타율은 1할8푼에 그쳤다.

롯데는 현재 순위로 따지면 세 팀 중 가장 앞서있다. 그러나 5위부터 10위까지 승차는 5,5경기 차밖에 되지 않는다. 몇 경기 연승과 연패만 해도 언제든지 순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짐 아두치가 금지약물 복용으로 팀을 떠났지만 롯데 타선의 힘은 여전하다. 올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는 황재균을 중심으로 손아섭, 강민호가 있고 여기에 김문호와 문규현까지 힘을 실어주고 있다.

선발 투수진이 얼마만큼 힘을 내느냐가 후반기 성적의 열쇠를 쥐고 있다. 지난 시즌 팀내 에이스 역할을 맡았던 조쉬 린드블럼은 올 시즌 부진하다. 10승 이상은 너끈히 해줄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두자릿수 패배를 먼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린드블럼은 전반기 5승 8패 평균자책점 6.25로 부진했다. 송승준 역시 부상으로 1군 로스터에서 빠지는 일이 많았다. 두 선수가 힘을 내야만 한다.

윤길현과 손승락이라는 검증된 불펜 자원을 데려왔으나 여전히 중간계투진이 불안하다. 승부처나 고비에서 나오는 어이없는 수비 실수도 줄여야 한다. 아두치를 대신해 영입한 저스틴 맥스웰이 어느 정도 활약을 해주느냐도 후반기 순위 경쟁에 열쇠가 될 수 있다.

KIA는 지난 시즌 공격력에서 실망스러운 성적을 보였다. 이는 '가을야구'에 나서지 못한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다.

올 시즌 전반기는 달랐다. 톱타자로 자리잡은 김호령의 성장세가 눈에 띄었고 검증된 외국인선수 브렛 필은 튀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몫을 해내고 있다. 부쩍 늘어난 장타는 팀 홈런 부문 3위(98개)를 이끌어냈다. 나지완은 15홈런으로 이범호(19홈런)와 함께 중심 타선을 잘 이끌고 있다.

KIA 역시 마운드가 관건이다. 에이스 양현종은 잘 던지고도 승수를 챙긴 횟수가 적다. 전반기 평균자책점은 3.39로 좋았으나 4승(7패)에 그쳤다. 양현종이 '불운'을 떨쳐낸다면 KIA는 후반기 순위경쟁에서 분명히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외국인투수 지크와 헥터는 16승을 합작했다. 지크가 기복이 심한 편이라는 게 불안요소지만 두 선수가 후반기에도 원투펀치 역할을 해줘야 한다. 마무리로 본격 가세한 임창용의 뒷문지기 능력도 주목된다.

엘롯기 세 팀 모두 타선에 비해 마운드에서 저마다의 약점이 분명하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말처럼 가을야구로 가기 위해서는 마운드 전력이 안정을 찾아야 한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 꼽자면 후반기에는 특정팀에게 일방적으로 밀리지 말아야 한다. 기껏 벌어놓은 승수를 너무 쉽게 까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LG와 롯데는 NC 다이노스에게 유독 약했다. LG는 상대전적에서 1승 7패, 롯데는 1승 8패로 밀렸다. 롯데는 앞으로 치열한 5위 경쟁을 해야 하는 KIA에게도 2승 7패로 열세다. 당장 KIA와 후반기 첫 3연전을 19일부터 시작한다. KIA에게도 천적 팀이 있다. 넥센에게 1승 9패로 압도당해 '넥센포비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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