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정규리그 성적을 떠나 오랜 기간 같은 소리를 들었다. 주전과 백업의 실력 차이와 퓨처스(2군)에서 유망주 성장이 더디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올 시즌 조금씩 이런 부분이 바뀔 조짐이 보인다. 최근 1군 무대에서 눈에 들어오는 선수가 있기 때문이다.
프로 2년차 김재유와 신인 나경민(이상 외야수)이 주인공이다.
김재유는 지난 11일 다시 퓨처스로 갔지만 1군 엔트리에 있는 동안 수비와 주루에서 깨소금 역할을 했다. 짐 아두치(외야수)가 도핑문제로 팀과 KBO리그를 떠난 사이 부족해진 외야 백업 자리를 잘 메웠다.
올 시즌 1군에서 지금까지 기록한 타격 성적은 타율 1할6푼7리(12타수 2안타)로 저조하다. 그러나 빠른 발과 주루 센스 그리고 안정된 수비 실력을 보여줬다. 한정된 기회였지만 도루도 2개나 성공했다.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적도 있었다. 그는 "한 경기에서 여러 번 타석에 서는 정말 소중한 경험을 했다"고 당시를 되돌아봤다.
나경민은 김재유와 비교해 타석에서 좀 더 인상적이다. 그는 해외파로 덕수고 재학시절이던 지난 2009년 미국에 진출했다. 시카고 컵스와 당시 72만5천 달러에 계약했다.
그는 메이저리거로서 꿈을 이루지 못했다. 마이너리그에서 뛰다 국내 복귀를 결정했고 지난해 열린 2016 신인 2차지명회의에서 롯데에게 뽑혔다.
나경민은 지난 9일 콜업돼 1군 데뷔전을 치렀다. 지금까지 3경기에 나와 7타수 3안타(타율 4할2푼9리)를 기록하고 있다. 볼넷도 3개를 골랐다.
12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서는 좌익수 겸 2번타자로 첫 선발출전했다. 많이 누적된 기록은 아니지만 출전한 3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쳤다. 김재유처럼 발도 빠르다.
두 선수의 등장은 롯데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전임 이종운 감독과 마찬가지로 취임일성으로 '적극적으로 뛰는 야구'를 강조했다.
단순히 도루 숫자를 늘리는 건 아니다. 출루를 한 뒤 한 베이스를 더간다는 의미다. 김재유와 나경민의 패기는 조 감독이 1, 2군 선수단 전원에게 바라고 있는 부분일 수 있다.
물론 김재유와 나경민이 기량이 이미 만개하거나 당장 A급 선수로 커갈 수 있는 특급 유망주로는 꼽히진 않는다. 그러나 두선수가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보여준 활약은 기존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자극제가 될 수 있다.
롯데는 그동안 둘과 비슷한 유형의 야수가 없지는 않았다. 백민기, 조홍석, 임종혁(이상 외야수)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이들은 모두 군에 입대해 팀을 떠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김재유와 나경민의 가세는 분명히 힘이 되고 있다.
김재유는 "1군 선배들은 모두 다 다 교과서"라며 "수치상 목표는 없다. 1군이든 퓨처스이든 경기에 나서면 할 수 있는 모든 걸 원없이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나경민도 "신인인 만큼 더 간절한 자세로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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