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쉴 여유는 없다.' 한선수(대한항공)는 지난주 일본 오사카에서 시작된 국제배구연맹(FIVB) 주최 2016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 대륙간라운드 1주차 3경기에 모두 뛰었다.
김남성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남자배구대표팀이 FIVB에 제출한 월드리그 최종 엔트리에서 세터는 두 명이다. 한선수와 함께 곽명우(OK저축은행)가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 곽명우가 대회 개막을 코앞에 두고 허리 통증이 발생했다. 따라서 한선수는 교체 없이 거의 모든 경기를 책임졌다.
곽명우는 다행히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움직임이 제한적이다. 이런 이유로 캐나다 사스카툰에서 열리는 2주차 경기에도 코트에 나설 지 불투명하다.
사스카툰에서 치르는 2주차 세 경기도 한선수가 모두 출전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장거리 이동에 따른 피로가 쌓인 가운데 3경기를 연달아 치르는 일정은 선수들에게 부담이다. 교체 카드가 마땅치 않아 코트에서 계속 뛰는 한선수는 체력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다.
그는 22일(현지시간) 팀 훈련이 끝난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아직 시차 적응이 안돼 컨디션은 좋지 않은 편"이라면서도 "부담이 크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선수는 지난 2014년 11월에 오른쪽 어깨 수술을 받았다. 인대 접합을 위해서다. 지금도 해당 부위에 대한 재활을 하고 있다. 그는 "지금 소속팀에서는 한창 시즌을 준비할 때라 여러모로 신경쓰이는 부분이 많다"며 "그래도 대표팀 소속으로 월드리그를 잘 마무리하는 게 우선이다. 이후 다시 착실하게 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런 한선수를 향한 김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신뢰는 크다. 한선수는 이번 대표팀에서 소속팀 동료이기도 한 김학민(대한항공)에 이어 두 번째 고참선수다. 주장까지 맡으며 젊은 후배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
김 감독은 "대표팀에 재능이 뛰어난 선수는 많지만 한선수는 노력으로 최고 자리에 올라섰다"며 "워낙 승부 근성이 대단한 선수다. 현재 쉴 틈도 없이 코트에 나오고 있지만 대표팀을 잘 이끌어줄 거라 본다"고 믿음을 보였다.
한국은 지난 1주차 경기를 모두 져 3패를 기록하고 있다. 캐나다, 포르투갈, 중국을 만나는 2주차 일정도 만만치 않지만 최소 1승을 목표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
한선수는 "(3연패를 당했지만) 선수단 분위기는 좋다"며 "선수들 모두에게 '코트에서 재미있게 경기하자'고 얘기하고 있다. 후배들이 잘 따라준다. 나 역시 즐겁게 경기하려고 하고 있다. 열심히 준비하는 만큼 남은 경기에서 꼭 이길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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