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JTBC가 예능 MCN 콘텐츠를 통해 급변하는 방송 환경에 발맞출 대안을 내놓는다.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남다른 '끼'를 자랑했던 장성규 아나운서를 내세워 그가 유명 BJ들에게 1인 방송을 배우는 포맷의 콘텐츠를 선보인다. 제목은 '짱티비씨'로, 이는 JTBC가 선보이는 첫 번째 MCN 콘텐츠다.
22일 서울 상암동 JTBC 사옥에서 JTBC의 첫 MCN(Multi Channel Network) 콘텐츠 '짱티비씨'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콘텐츠를 이끌 장성규 아나운서와 JTBC의 디지털기획팀 서계원 책임프로듀서가 참석했다.
'짱티비씨'는 JTBC 아나운서 장성규가 개그맨이자 아나운서인 '개나운서'로 변신해 1인 방송에 도전하는 포맷의 프로그램이다. 안재억, 채희선, BJ 한나 등 유명 MCN 크리에이터들에게 방송 비결을 배우고 MCN계 스타가 되기 위해 나선다.
개국 6년차를 맞는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JTBC는 지상파 채널의 아성을 위협한 수작들을 다수 내놓은 방송사다. 함께 출범한 종편 채널들과 비교할 때 인기의 선두주자임이 분명하다. TV 방송사가 MCN 시장에 발을 들이는 것을 두고 일각에선 대기업의 골목시장 장악을 보는 시각과 비슷한 비판을 보낼 법도 하다.
이에 대해 서계원 책임프로듀서는 '짱티비씨'가 수익 목적의 기획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것으로 수익을 낼 생각을 하고 있진 않고, 이는 당연하다 생각한다"며 "시장이 충분히 열리지 않았고, 이걸로 수익을 볼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MCN계 프론티어들도 충분한 수익을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그는 TV 방송사인 JTBC가 MCN 플랫폼을 활용해야만 했던 당위성을 강조했다. MCN 방송이 앞서 시도됐던 모바일과 웹 기반의 콘텐츠들과는 완전히 다른 문법을 사용한다는 것이 그 요지다.
서계원 책임프로듀서는 "JTBC에서 모바일 기반으로 '마녀를 부탁해'를 제작했었는데, 고퀄리티의 좋은 콘텐츠가 나왔다. 여기서 얻은 것은 디지털 콘텐츠이자 방송형 콘텐츠인 '신서유기'나 '마녀를 부탁해' 등은 방송에서도 틀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디지털 문법을 시도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짱티비씨'는 방송을 하던 사람이 하위 단계에 가서 뭔가를 만들어 보는 것이 아니라, 맨땅에 헤딩을 하는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제작을 하는지에 대한 스트가 많이 들어가있는 콘텐츠"라고 소개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날의 행사 역시 "오버스펙이라 생각했다"는 서 프로듀서는 "조용히 아무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해 관계성을 통해 주변에 얼마나 퍼져나가는지는 관찰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목표이기도 하다"고 답했다.
서계원 책임프로듀서는 JTBC가 '짱티비씨'를 통해 기존 MCN 스타들의 감각과 노하우를 배우고 이들과 지속적 협업을 이뤄가길 바란다고도 설명했다. 서 프로듀서는 "포맷을 결정할 때 유명 크리에이터들과 하려는 이유가 있었는데, 장성규 아나운서가 디지털 방송을 배우는 것도 큰 의미가 있지만 방송사 입장에서 이들과 콜라보레이션을 할 기회를 만들어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고 답했다.
그는 "폐쇄적으로 '우리만 잘될거야'라 생각하는 것이 같이 시너지를 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짱티비씨'를 통해 첫 MCN 콘텐츠 출연에 나서는 장성규 아나운서는 남다른 각오를 알렸다. 그는 "제 안의 철없는 모습이 많은데 뉴스 앵커로 1년 정도 생활하면서 어른인 척 하는 모습이 많았다"며 "더 늦기 전에 철없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생각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새로운 모습, 기존에도 있었지만 시청자들에게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줄 기회가 된 것 같다"며 "너무 기쁘고 설레기도 한다. 뉴스 하차 후 큰 선택을 했으니 부담도 없지 않다. 저를 내려놓고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JTBC의 초창기 예능 프로그램들에 얼굴을 비추며 감초 역할을 해왔던 장성규 아나운서는 지난 1년 간은 뉴스에 집중하며 주변 어른들의 격려를 받았다고 알리면서도 자신 안의 철없는 모습을 방송으로 보여주고 싶다는 열망도 느꼈다고 고백했다.
그는 "1년 간 뉴스 앵커를 하며 부모님, 어른들이 굉장히 만족하셨고, 이번 선택을 하는데 있어 반대가 있었다"며 "앵커 자리를 내려놓는 것에 주변 대부분이 우려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선택을 한 것은 이제 3세인 아들이 5~6세가 됐을 때 아빠가 가벼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보다는 아직 아이가 이해의 폭이 넓지 않을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철없는 모습을 꺼내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혀 웃음을 줬다.
장성규 아나운서는 "지금 도전하지 않으면 나중에 크게 후회할 것 같았다"며 "나중에 뉴스로 돌아갈 수 있을지 아닐지는 회사 어른들이 판단할 것이고 저는 회사의 판단에 따를 생각"이라고 답했다.
시청자들의 신뢰를 얻고 있는 JTBC 뉴스의 앵커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에 대해선 개인적 아쉬움도 느꼈다고 알렸다. 그는 "개인적으로 쉽지 않았던 점이 있는데, JTBC 보도 부문이 신뢰도 1~2위를 다투니 욕심도 났다"면서도 "뉴스와 '짱티비씨'를 병행하면 이도 저도 안될 것 같았다. 두 마리 토끼가 아닌 한 마리에 집중하려고 과감히 선택했다"고 알렸다.
'짱티비씨'는 오는 30일을 시작으로 매주 목요일 밤 9시 아프리카TV와 페이스북 라이브로 생중계된다. 주 1회, 총 32회분으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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