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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뒷문 지킴이 손승락 "도망가지는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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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SK전서 7년 연속 두자릿수 세이브 달성…구대성 기록에 도전

[류한준기자] 경기를 마무리짓자 언제나처럼 마운드 위에서 모자를 벗었다. 표정은 밝지 못했다.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 투수 손승락은 한숨을 짧게 내뱉었다.

손승락은 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경기에 8회말 2사 후 팀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이로써 손승락은 올 시즌 10세이브를 달성했다. 7년 연속 두자릿수 세이브를 기록한 것이다. KBO리그에서 현역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마무리 중에서는 최다 기록이다.

전날 SK전에 이어 이틀 연속 구원에 성공했다. 그러나 7일과 달리 8일 경기 후 손승락의 표정은 어두웠다. 하마터면 올 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할 뻔했기 때문이다.

손승락은 롯데가 3-0으로 앞서고 있던 9회말 첫 타자로 나온 대타 이명기에게 안타를 맞았다. 다음 타자 최정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 고비를 넘겼으나 이후 안타와 볼넷을 연달아 내줬다.

1사 만루 상황에서 박재상에게 큰 타구를 맞았다. 다행히 우익수 손아섭이 포구에 성공했다. 3루 주자 이명기가 태그업해 홈인, SK가 한 점을 따라붙었다.

실점 위기는 계속됐다. 손승락은 김성현에게 볼넷을 내줘 2사 만루로 몰렸다. 안타 하나면 동점, 큰 타구가 나온다면 역전패로 경기가 끝날 수도 있었다.

손승락은 대타 최승준을 상대했다. 그런데 바라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 또 볼넷을 허용해 밀어내기로 실점, 3-2로 추격당했다. 경기 분위기는 바뀌었다. 롯데가 오히려 급해졌다.

그러나 손승락은 힘겹게나마 승리를 지켰다. 최정용을 헛스윙 삼진으로 유도하며 뒷문을 잠그는데 성공했다.

진땀을 뺀 손승락은 "7년 연속 두자릿수 세이브 달성보다는 팀 승리만 생각난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만큼 어려운 경기를 치렀다는 의미다.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그는 "오늘(8일) 경기에서 체력적인 부분이나 멘탈적으로도 팀내 고참으로 제 역할을 못했다"고 자책했다.

정규시즌 남은 경기 수는 많다. 손승락은 앞으로도 8일 SK전과 같은 위기 상황을 얼마든지 다시 마주할 수 있다. 자신의 공 하나에 승패가 갈리는, 마무리투수라면 늘 머리속에 그리고 있는 장면이다.

그래도 손승락은 7년 연속 10세이브 이상을 올리는 의미있는 기록을 달성했다. 은퇴선수까지 범위를 넓히면 이제 구대성(전 한화 이글스)이 갖고 있는 최다 연속 기록에 도전한다. 구대성은 9시즌 연속 두자릿수 세이브 기록을 갖고 있다.

손승락은 지난 2010년 넥센 히어로즈에서 뛸 때 구원투수로 보직을 바꿨다. 당시 넥센 지휘봉을 잡고 있던 김시진 감독(현 KBO 경기위원)이 손승락을 마무리로 돌렸다.

마무리 첫 시즌 26세이브를 기록, 새로 맡은 보직에 적응했다. 이듬해 17세이브로 주춤했지만 2012년 33세이브로 마무리 연착륙에 성공했다. 2013년에는 46세이브로 구원 부문 1위에 오르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투수로 자리매김했다.

2014년 32세이브, 지난해 23세이브로 넥센 뒷문을 든든하게 지킨 그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롯데로 이적, 여전히 마무리 임무를 맡고 있다. 그는 "앞으로도 내 역할에 충실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짧은 각오를 전했다.

어떤 상황이든 타자와 승부를 피하지는 않는다. 8일 경기를 앞두고 훈련을 마친 뒤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손승락을 잠깐 만났다. 그는 "카운트가 몰리거나 실점 위기 상황이라도 도망가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손승락이 이날 7년 연속 두자릿수 세이브를 달성하던 현장에는 김시진 전 감독도 함께했다. 김 전 감독은 경기감독관으로 이번 롯데와 SK의 주중 3연전이 열리는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을 찾았다.

조이뉴스24 인천=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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