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의 방망이가 화끈하게 불을 뿜었다. 양의지는 1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원정경기에 포수 겸 5번타자로 선발출전, 4회초와 5회초 연타석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양팀 타자들 중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2회 무사 1루 첫 타석에서 3루수 병살타로 물러나면서 다소 맥없이 출발했다. 하지만 1-0으로 앞선 4회 선두타자로 나서 우월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기세를 올렸다. 볼카운트 1-1에서 바깥쪽 낮게 들어오는 상대 선발 세든의 체인지업을 결대로 밀어쳐 우측 담장을 살짝 넘겼다. 비거리 105m로 절묘한 홈런이었다.
5회 민병헌의 우월 투런포로 스코어가 4-0으로 벌어지자 6회 3번째 타석에서도 양의지의 장타력은 빛났다. 이번에도 선두타자로 우타석에 등장한 그는 8구까지 가는 씨름 끝에 풀카운트에서 138㎞ 몸쪽 낮은 직구를 걷어올려 좌측 담장을 넘겼다. 이번엔 관중석 중단에 떨어지는 비거리 120m 대형 홈런이었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두산이 6-3으로 쫓기던 9회초 1사 1,3루에선 상대 4번째 투수 채병용으로부터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날려 승리의 쐐기 득점을 이끌어냈다.
이날 활약으로 양의지는 시즌 타율이 3할5푼3리(종전 0.337)로 더욱 높아졌다. 홈런 7개에 21타점으로 리그 최고의 공격형 포수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양의지는 이날 포수 수비에서도 수준급 리드능력을 발휘하며 두산 선발 보우덴의 호투에 톡톡히 일조했다. 양의지와 호흡을 맞춘 보우덴은 7이닝 5피안타 5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5승(1패) 째를 챙겼다.
양의지는 "오늘 연타석 홈런보다 9회 희생플라이로 달아나는 타점을 올린 게 더 기분 좋다"고 했다. 그는 "어제 연패를 끊으면서 편안하게 경기에 임한 게 좋은 결과로 나타난 것 같다"며 "체력이나 몸상태는 감독·코치님들이 워낙 관리를 잘 해줘서 문제 없다"고 했다.
시즌 초반 홈런페이스가 무척 빠른 그는 그러나 그런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내가 할 수 있는 몫만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시즌 15개 정도가 내가 칠 수 있는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날 승리로 김태형 두산 감독은 통산 100승의 기쁨을 누렸다. 양의지는 "신인 때부터 인연이 깊은 분이다. 감독님 대기록에 도움되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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