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명기자] 총체적 난국에 빠진 한화 이글스가 권혁 조기 투입이라는 승부수도 통하지 않으면서 연패 탈출에 실패했다.
한화는 1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LG 트윈스를 만나 4-6으로 졌다. 타선은 꾸준히 찾아온 찬스를 번번이 놓쳤고, 투수들은 초반부터 실점하며 고전을 자초했다.
5연패 수렁에 빠진 한화는 2승 11패가 되면서 최하위를 굳혀 가는 분위기다.
어떻게든 연패에서 벗어나겠다는 김성근 감독의 의지는 선발투수를 두번째 투수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잘 드러났다.
이날 한화 선발은 송은범이었다. 송은범은 1회초 2안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줬지만 2, 3회는 실점 없이 버텼다. 하지만 한화 타선이 침묵하며 한 점도 뽑아내지 못하는 사이 송은범은 4회초 1사 후 이병규(7번)에게 솔로홈런을 맞고 2점째를 내줬다.
송은범이 홈런을 맞은 직후 히메네스에게 안타를 내주자, 김성근 감독은 곧바로 투수교체를 지시했다. 송은범을 구원 등판한 투수는 권혁이었다.
0-2로 뒤진 4회초 1사 1루 상황. 불펜 필승조의 핵심인 권혁이 2점 차로 뒤진 가운데 4회에 마운드에 올랐다는 데서 한화의 절박한 처지가 엿보였다. 어떻게든 추가 실점을 막고 역전을 노리겠다는 것이 벤치의 뜻이었다.
권혁은 최근 팀이 연패에 빠지면서 사실 등판 기회도 별로 없었다. 지난 12일 두산전에 등판해 1이닝을 던진 것이 마지막이었으니 4일간 개점휴업이었다. 중간계투로 일찍 나서 긴 이닝과 투구수를 소화하는 데 무리는 없었다.
하지만 팀 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지나친 부담감 탓일까. 권혁은 권혁답지 못했다. 등판하자마자 첫 상대 서상우에게 초구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맞고 1루주자 히메네스의 홈인을 허용했다. 다음 타자 정성훈에게는 역시 초구에 좌월 투런홈런을 두들겨 맞았다. 순식간에 점수는 0-5로 벌어졌고, 권혁이 다음 정상호에게도 안타를 맞자 결국 다시 투수교체를 할 수밖에 없었다.
권혁 조기 투입 카드는 완전히 실패로 돌아간 셈이다. 한화는 5회초에도 세번째 투수 송창현과 이어 나온 장민재가 합작 4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밀어내기로 추가점을 헌납하고 말았다.
마운드가 난조를 보이는 동안 타선도 줄곧 침묵했다. 주자가 나가면 병살타가 나오거나 후속타 불발로 점수를 내지 못했다.
6회까지 LG 선발 류제국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해 무득점으로 묶였던 한화는 7회말 LG가 불펜을 가동한 후에야 추격에 나섰다. 7회말 3점을 따라붙고 계속된 1사 2, 3루와 2사 만루 찬스, 8회말 다시 1점을 만회하고 이어진 2사 만루에서 추가점을 뽑아내지 못한 것이 가라앉아 있는 한화의 현주소이기도 했다.
그렇게 한화는 투타 모두 답답한 상황이 계속되며 연패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다만 부상 회복한 윤규진이 7회초 1이닝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아내며 복귀 신고를 한 것이 연패 속 건진 그나마의 수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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