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또 터졌다…연장 10회 대타 끝내기 홈런

[김형태기자] 이대호(34, 시애틀 매리너스)가 대타로 나서 끝내기 홈런을 쳐내며 팀의 영웅으로 등극했다.

이대호는 1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세이프코 필드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 홈경기에서 2-2 동점이던 연장 10회말 대타로 등장, 굿바이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2사 1루에서 애덤 린드를 대신해 우타석에 들어선 이대호는 상대 좌완 제이크 디크먼과 맞섰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보낸 뒤 파울을 쳐 볼카운트 0-2로 몰렸다. 삼진 위기에서 이대호는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했다.

3구째 97마일(156㎞) 강속구가 들어오자 지체없이 방망이를 휘둘렀고, 공은 배트의 '스윗스팟'에 정통으로 걸렸다. 타구는 좌중간 하늘을 향해 쭉 뻗었고, 그대로 담장을 넘어갔다. 대타 끝내기 홈런. 이대호의 한 방으로 시애틀은 4-2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지긋지긋한 5연패 늪에서 벗어났다.

지난 9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서 빅리그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한 이대호 뒤 5일 만에 나온 시즌 2호 홈런. 이대호는 이날 경기를 벤치에서 시작했지만 가장 중요할 때 통렬한 한 방을 쳐내면서 시애틀 홈팬들의 환호를 한 몸에 받았다.

그가 끝내기 홈런을 치고 홈을 밟자 시애틀 선수들은 일제히 배팅서클로 달려나와 이대호의 머리를 두들기며 축하해줬다. 관중석의 팬들은 큰 함성과 함께 기립박수를 쏟아냈다.

이날 1타수 1안타를 기록한 이대호의 시즌 타율은 종전 1할6푼7리에서 2할3푼1리(13타수 3안타)로 높아졌다. 3안타 가운데 2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