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김문호는 지난달 31일 발표된 2016 KBO리그 개막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김문호는 넥센 히어로즈를 상대로 치른 개막 3연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롯데의 원정 경기가 열린 고척 스카이돔이 아닌 상동구장으로 갔다. 거기서 퓨처스(2군)리그 개막전을 준비했다.
김문호는 시즌 개막에 앞서 열린 시범경기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는 시범경기 15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6푼3리(43타수 10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삼진은 8개나 당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고민 끝에 김문호를 개막 엔트리에서 뺐다. 컨디션이 썩 좋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김문호는 지난 6일 1군으로 '콜업' 됐다. 그는 "사직구장으로 오라는 연락을 받고 조금은 얼떨떨했다"며 "솔직히 당분간 1군에는 못 올라갈 줄 알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김문호는 1군 합류와 함께 바로 선발 라인업에 들어갔다. 사직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에 좌익수 겸 2번타자로 나왔다. 김문호는 올 시즌 첫 출전한 1군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했다.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테이블세터 역할을 톡톡히 했다. 롯데는 이날 SK에게 11-1로 5회말 강우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김문호는 다음 날 7일 SK전에서도 안타를 쳤다. 팀은 패했지만 김문호의 타격감이 상승세라는 점이 위안거리가 됐다.
김문호는 8일 사직구장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다시 한 번 멀티히트를 쳤다. 4타수 3안타에 시즌 첫 도루까지 성공했다.
멀티히트는 9일 삼성전에도 이어졌다. 그는 5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팀 타선의 활력소 역할을 했다. 롯데는 이날 삼성을 상대로 7-4로 이겼고 2연패를 마감했다. 김문호는 모의고사가 아닌 본고사에서 제대로 된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그는 "6일 경기에서는 운도 좀 따랐다"고 1군 첫 경기를 돌아봤다. 배트 중심에 맞지 않았지만 안타가 됐다. 김문호는 "그렇지만 정말 경기에 집중했다"며 "절실했었다. 내게는 6일 경기가 1군 개막전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프로 입단 동기이기도 한 정훈(내야수)이 "신인 선수가 1군 데뷔전을 치르는 것 같았다"고 농담을 건넬 정도였다.
또한 김문호는 "조 감독님과 훌리오 프랑코 코치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조 감독은 개막전 엔트리에 빠져 풀이 죽어있던 김문호에게 '부감 갖지 말고 천천히 준비하라'고 격려를 해줬다.
프랑코 코치는 상동구장에서 김문호의 타격과 관련해 '팔로만 스윙하지 마라'고 주문했고 '타격시 허리 회전을 이용하라'고 조언했다. 김문호는 "단정하긴 힘들지만 분명히 좋은 영향이 있다"고 했다.
김문호는 지난해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93경기에 나와 타율 3할5리(288타수 88안타) 31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목표는 규정타석을 채우고 첫 3할을 기록하는 것이다. 그에게 필요한 건 꾸준함이다. 김문호는 "조급하게 마음 먹지는 않겠다"며 "그래도 여유보다는 찾아온 기회를 꼭 붙잡겠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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