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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어화' 천우희의 도전엔 이유가 있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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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뜻 도전하기 힘들었지만, 시도해볼만한 작품이었다"

[권혜림기자] 2년 전, 트로피를 받아들고 눈물을 쏟아내던 천우희의 표정을 잊지 못한다. 제35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뒤 "유명하지 않은 제가"로 시작하는 감격의 소감을 이야기하던 그의 진심은 객석의 배우들부터 안방의 시청자들에게까지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후에도 쉬지 않고 스크린을 누벼 온 천우희는 어느덧 명실공히 충무로 블루칩으로 성장했다. 많은 감독과 제작자들이 앞다퉈 탐을 내는 대표 여배우가 됐다. 그가 새로이 선보이는 영화는 조선 마지막 기생의 이야기를 다룬 '해어화'다.

5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해어화'(감독 박흥식, 제작 더 램프㈜)의 개봉을 앞둔 배우 천우희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영화는 1943년 비운의 시대, 가수를 꿈꿨던 마지막 기생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한효주는 '해어화'에서 최고의 가수를 꿈꾸는 마지막 기생 소율 역을 맡아 극과 극의 감정 변화를 소화했다. 유연석은 당대 최고의 작곡가 윤우 역을, 천우희는 마음을 울리는 목소리를 지닌 연희 역을 연기했다.

연희는 뛰어난 노래 실력을 지닌 대성권번의 예인이자 소율을 하나 뿐인 동무로 여기고 의지하는 인물이다. 소율의 연인 윤우와 '조선의 마음'을 함께 작업하게 된 연희는 점차 그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연희 역의 천우희는 작사를 맡은 노래 '조선의 마음'을 비롯해 극 중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직접 소화했다. 그에 더해 이제껏 보여주지 않았던 해맑고 소녀적인 이미지까지, 천우희에게 '해어화'는 여러 모로 도전이 필요한 작품이었다.

'해어화' 출연 제안을 한 번 거절했었다는 천우희는 "어떻게 보면 약간 도전할 부분들이 많아서 그랬는지 선뜻 나서기는 쉽지 않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노래도 해야 하고, 시나리오 선택을 할 때 굉장히 제 감을 믿는 편인데 이 영화의 경우 선뜻 도전하기에는 힘든 면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직은 제 이미지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다른 면모를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렇다면 그것 하나만으로도 시도해볼만하지 않을까 싶었죠."

천우희의 설명대로, '해어화'는 '마더'와 '써니' '한공주' '손님' 등 전작들에서 보여줬던 그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천우희는 "이전 작품들에선 항상 단벌이었는데 화장도 하고 머리고 하고 옷도 많이 입었다"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모든 캐릭터마다 느낌이 다른데, 이 친구 또한 저에게는 꽤 연민을 느낄만한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작품에서 연희의 전사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 친구에게 애정을 가지고 지금까지 제가 연기했던 것들보다는 밝은 모습을 보일 수 있었죠. 물론 연기를 할 때 어렵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요."

청룡영화상 트로피를 안으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던 그 순간이 햇수로는 2년이 지난 지금, 그는 이제 감격과 혼란의 감정을 접어두고 평정을 찾았다고 말한다. 천우희는 "당시 저는 그렇게 부담이라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에 대해 기대를 많이 해주시더라"며 "이제는 조금 편하게 받아들이는 면이 있다"고 답했다.

"작년에는 혼란스러운 면도 있었고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무덤덤하려 했던 면도 있었어요. 일부러라도, 의도적으로 그랬죠. 그런 것들이 예전처럼 돌아간 부분들이 있는 것 같죠."

그간 유독 강렬한 작품들로 관객을 만났던 천우희는 "가끔은 사람들이 원하는 게 이 모습인지, 내가 원하는 것이 이 모습인지를 고민할 때가 있다"며 "강렬한 것을 찾기보다 시나리오가 재밌으면 좋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사실 제 배역을 보진 않고 시나리오 전체를 봐요. 작품을 보고 나서 그 다음에 제 배역을 보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제 연기에서 다른 분들의 연기보다 더 '강함'이 드러나 그렇게(강한 이미지로) 보이는 것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요."

'해어화'는 오는 13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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