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수원 삼성이 4월 시작과 함께 시즌 첫 승리를 가져왔다. 험난한 일정을 앞두고 얻은 승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수원은 지난 2일 상주 상무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3라운드에서 2-1로 승리했다. 권창훈과 산토스 두 공격의 축이 골맛을 봤고 골대 행운까지 따르면서 마수걸이 승을 수확했다.
2월 말 시작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2무 1패, 클래식 1무 1패 등 총 5경기 3무 2패로 부진하게 시즌을 출발한 탓에 수원 서정원 감독의 머리는 복잡했다. 경기 내용은 좋았지만 승리를 놓치는 일이 반복되니 그야말로 답답할 노릇이었던 셈이다.
외부 수혈이 적어 전력 보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홍철 등 부상자까지 다수 발생해 서 감독의 속을 더욱 타들어가게 한다. 또, 그나마 수혈한 브라질 출신 공격수 이고르는 기대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부상으로 언제 출전 기회를 얻을지 기약이 없다.
선수 개개인의 이름값으로만 본다면 여전히 화려한 수원이지만 속을 살펴보면 그렇지도 않다. 원톱 조동건은 골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기대를 모으고 있는 신인 김건희는 잔부상이 겹치면서 아직 확실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서 감독은 개인 기량에 기대지 않고 팀으로 묶어 시너지 효과를 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서 감독은 "오랜 시간 승리를 하지 못하고 시간이 흐르면 부담으로 작용한다. 나쁜 흐름을 끊었다는 것에 만족한다"라며 상주전 승리로 무승 고리를 빠져 나온 것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상주전에서는 부상과 컨디션 난조에 빠져 있었던 이상호, 백지훈이 교체 출전을 했고 오장은이 대기 명단에 있었다. 상주전을 포함해 4월에만 8경기의 험난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는 수원 입장에서는 그나마 반가운 얼굴들의 복귀다.
승리 수확과 복귀 타이밍도 좋았다. 오는 6일 멜버른 빅토리(호주)와의 챔피언스리그 4차전을 앞둔 시점에서 전력이 서서히 정상궤도로 올라서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멜버른전은 절대로 무승부나 패배를 거둬서는 안되는 경기다. 승리하지 못하면 조 2위 탈환도 어려워진다.
리그 경기도 마찬가지. 제주 유나이티드(원정)-포항 스틸러스(홈)-인천 유나이티드(원정)-광주FC(원정)-FC서울(홈)로 이어지는 빡빡한 경기들이 기다리고 있다. 만만하게 볼 팀이 하나도 없다.
수원의 경기 스타일이 다른 팀에 어느 정도 드러났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익명의 A구단 수석코치는 "수원 스타일은 뻔하다. 염기훈의 측면 가로지르기(크로스)를 막거나 권창훈에게서 나가는 볼 배급만 차단해줘도 무승부 이상을 해낼 수 있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결국 수원이 기댈 곳은 서 감독의 지도력과 선수들의 단합된 조직력 외에는 답이 없다. 보강 없이 유스 출신들의 활용을 외친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잔인한 4월이냐, 반전의 4월이냐를 놓고 스스로 변화의 힘을 보여줘야 하는 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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