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쫓고 쫓기는 접전 끝에 후반 뒷심을 발휘하며 새 홈구장에서 첫 승을 거뒀다.
삼성은 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2번째 경기에서 5-5 동점이던 8회말에만 일거에 5득점, 10-6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삼성은 전날 개막전 패배의 아쉬움을 씻으며 시즌 전적 1승1패를 기록했다.
선취점은 두산의 몫. 1회초 2사 뒤 상대 선발 웹스터의 제구난조를 틈타 볼넷 2개로 득점권 찬스를 잡았다. 2사 1,2루에서 양의지의 좌전적시타 때 민병헌이 3루를 돌아 홈을 밟았다. 삼성 측의 합의판정 요청이 있었지만 구심은 세이프를 선언했다.
삼성은 1회말 곧바로 경기를 뒤집었다. 선두 구자욱이 좌익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치자 박해민의 희생번트로 1사3루. 발디리스는 3루땅볼로 구자욱을 불러들였다. 1-1 동점에서 최형우는 1루수 내야안타로 살아나갔고, 이승엽의 우전안타에 이어 박한이가 중전 적시타로 역전 타점을 올렸다. 계속된 2사 1,2루에선 백상원의 강한 타구가 2루수 오재원 앞에서 불규칙 바운드 된 뒤 그의 키를 넘어 우전안타로 연결됐다. 스코어는 3-1 삼성의 리드.
두산은 2회초 최주환의 중견수 오른쪽 2루타와 박건우의 내야땅볼로 만든 1사3루서 김재호의 유격수 땅볼로 1점을 만회했다. 하지만 삼성은 3회말 이승엽의 시즌 첫 홈런포로 재차 리드폭을 넓혔다. 끌려가던 두산은 5회초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홈런에 홈런으로 응수했다.
5회초 2사2루에서 우타석에 들어선 민병헌은 상대 선발 웹스터로부터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0m 투런홈런을 작렬했다. 민병헌의 이틀 연속홈런포. 경기는 4-4로 다시 원점이 됐다.
삼성은 6회말 다시 앞서나갔다. 선두 이지영이 우전안타로 살아나가자 김상수의 희생번트로 1사2루. 구자욱은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로 이지영을 불러들인 것. 삼성이 다시 5-4로 앞섰다.
두산도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8회초 양의지가 우중간 2루타를 치고 나가자 후속 오재원은 기다렸다는 듯이 좌전안타를 기록해 양의지를 불러들였다. 5-5 다시 동점.
삼성의 저력은 경기 후반 나타났다. 승부의 흐름을 넘겨줄 수도 있었던 8회말 백상원이 중견수 오른쪽 3루타를 치면서 분위기를 달궜다. 후속 이지영의 몸맞는 공으로 무사 1,3루. 김상수는 기다렸다는 듯이 중견수 정수빈의 글러브를 맞고 튀어나가는 1타점 2루타를 쳤고, 구자욱은 1루땅볼로 추가득점을 유도했다. 박해민의 투수 앞 기습번트를 두산 투수 함덕주가 1루로 송구실책하면서 삼성은 추가점을 올렸다.
이어서 발디리스의 볼넷에 이은 최형우의 우월 투런홈런은 승리를 확인하는 자축포였다.
이날 삼성 타선에선 5타수 3안타를 친 이승엽을 비롯해 모두 6명의 타자가 2안타 이상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전날 침묵했던 홈런포도 이승엽과, 최형우 두 중심타선의 타자가 치면서 홈팬들에게 호쾌한 선물을 안겼다.
삼성 선발 웹스터는 5이닝 6피안타 3볼넷 4실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6회부터 등판한 박근홍, 김대우, 장필준, 심창민의 불펜진이 합계 4이닝을 1실점으로 합작하면서 8회 대량득점에 보이지 않는 기반을 마련했다.
두산은 5.1이닝 12피안타 5실점한 유희관의 부진이 뼈아픈 가운데 전날 호투한 구원진도 이날은 흔들렸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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