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삼성 라이온즈에게 2016년은 특별하다. 무려 34년간 이어진 시민야구장 시대를 마감하고 대구의 새 명품구장에 둥지를 틀었다. 수성구 야구전설로1에 위치한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구단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특히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2016 KBO리그 공식 개막전을 치른 1일은 삼성의 구단사는 물론 대구시, 대한민국 야구사에 남을 날이었다.
◆필라델피아가 대구에
라이온즈파크는 미국 필라델피아의 시티즌스뱅크파크와 무척 닮았다. 팔각 다이아몬드형에 1·3루와 관중석 거리가 18.3m에 불과하다. 기존 국내 야구장 평균 22m에 비해 훨씬 가깝다. 내야 관중석에서 선수들의 움직임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특히 전체 관중석의 85% 가량이 내야에 위치해 있어 생동감 있는 경기 관전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관람편의가 무척 좋아졌다. 지난해까지 34년간 사용한 대구 시민야구장에 비해 앞뒤 및 옆 좌석 간격이 넓어졌다. 과장을 섞으면 다리를 펴고 경기 관람이 가능할 정도다.
좌석 뒤 내야 1층 스탠드 상단에는 복도가 넓게 자리해 있다. 급히 개인적인 일을 볼 수 있는 공간으로 여러 팬들이 이용하는 모습이었다. 가장 눈길을 끈 건 우측 외야의 대형 전광판. 무려 1천900만화소를 자랑하는 초고화질 UHD 전광판은 경기 상황을 선명하면서도 자세하게 나타내 경기 관전을 크게 도왔다. 마치 "안방에서 TV를 보는 느낌이 든다"고 한 팬은 감탄했다. 여기에 밀착형 스탠드 및 지그재그형 관중석 배치, 개방형 메인 콘코스는 팬들의 관전은 물론 수월한 이동을 가능하게 했다.
◆운동환경도 단연 최고
운동환경도 단연 최고였다. 야구인들은 이구동성으로 "흙이 좋다"고 외친다. 라이온즈파크의 흙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사용하는 흙을 그대로 사용했다. 홈플레이트와 마운드에는 마운드 클레이, 주루라인에는 인필드 믹스라는 서로 다른 종류의 토사를 사용했다. 외야수들의 안전에 중요한 워닝트랙에는 국내 최초로 화산석을 깔았다. 전체적으로 바닥이 단단하면서 부드럽다. 불규칙바운드도 크게 줄어서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홈팀 삼성은 물론 두산 선수들도 "경기장이 참 좋다. 무엇보다 내야의 흙이 고와서 땅볼을 처리하기가 훨씬 수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시범경기 때도 봤지만 경기장이 참 좋다. 정말 잘 만든 구장"이라며 감탄했다. 다만 전광판이 우측 스탠드에 위치한 탓에 한가운데 담장 뒤 백스크린 위가 황량한 점은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김 감독은 "백스크린 위에 구조물을 추가로 설치하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경기 50분만에 2만4천석 완전 매진
이날 경기에선 '피겨여왕' 김연아가 시구자로 나서 KBO리그 개막 및 라이온즈파크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지난 2010년 밴쿠버올림픽 금메달, 2014년 소치올림픽 은메달 수상자인 그는 마운드 5m 앞에서 힘차게 공을 던졌다. 공은 포수 앞에서 땅에 원바운드된 뒤 포수 미트 속으로 들어갔다. 김연아는 이날 시구를 위해 경기 전 삼성 투수 정인욱으로부터 시구 지도를 받았다.
새 구장에서 열리는 시즌 첫 경기여서 경기장 좌석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경기시작 시간인 오후 7시에서 1시간이 채 안 된 7시50분 2만4천석이 모두 팔렸다. 삼성 측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17년 연속 홈 첫 경기 매진. 지난해까지 홈구장이었던 시민구장의 수용능력이 1만명에 불과한 점을 감안할 때 이날 경기와 구장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