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력 다한 김진수-이청용, 숨길 수 없었던 경기 감각 저하

[이성필기자] 경기 감각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4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7차전 레바논과 경기를 치렀다.

이날 슈틸리케 감독은 유럽에서 뛰며 소속팀에서 경기 감각이 떨어져 기량 유지에 물음표가 붙은 김진수(호펜하임),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등을 선발로 투입했다. 왼쪽 풀백과 왼쪽 공격수인 둘은 측면을 책임졌다.

이들의 경기 체력은 나쁘지 않았다. 소속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해 뛸 힘은 충분히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통했다. 레바논 측면 뒷공간을 거침없이 파고드는 등 능력을 보여준 것 자체는 좋았다.

하지만, 실전 감각은 확실히 달랐다. 경기 체력과 감각은 다른 개념이다. 김진수는 역동적으로 움직였지만 측면에서 연결하는 가로지르기의 질이 좋지 않았다. 패스도 자주 끊겼고 상대를 등지는 플레이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청용도 비슷했다. 특유의 재치있는 패스는 여전했고 후반 막판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는 의지도 괜찮았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에는 방향 전환 등을 할 때 힘이 부족해 레바논 수비를 뚫지 못했다.

강약 조절도 아쉬웠다. 몇 차례 패스는 허망하게 동료를 지나치기도 했다. 뛴 양에 비해 평범한 플레이를 했다고 평가해도 될 정도로 인상적이지 않았다. 이전의 A매치 활약과 비교하면 더 아쉬웠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대표 소집을 앞두고 K리거는 시즌이 막 시작되기 때문에 유럽파의 활약에 기대를 걸었다. 물론 이미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해 동기부여가 다소 떨어진 상태에서 뛸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소속팀에서 주전을 확보하지 못해 떨어진 감각이 모든 것을 상쇄해주지는 않았다.

오는 6월 유럽 원정 A매치는 물론 더 멀리 9월 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두고 슈틸리케 감독의 고민이 커지게 됐다. 비단 김진수, 이청용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유럽파 역시 비슷한 상황인 선수가 많아 해법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