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근기자] 그야말로 역대급 이방원 캐릭터의 탄생이다. 유아인이 피와 눈물로 얼룩진 광기 어린 연기로 '육룡이 나르샤'를 절정으로 이끌었다.
유아인은 SBS 창사25주년 특별기획 '육룡이 나르샤'에서 철혈군주 태종 이방원을 맡았다. 유아인은 욕망과 광기에 사로잡힌 이방원을 소름 끼치다 못해 무서울 정도로 완벽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지난 15일 방송은 그 절정이었다.
이날 이방원은 정도전(김명민)을 제거한 뒤 세자 이방석(정윤석)에게도 가차없이 칼을 휘둘렀다. 살려달라고 눈물로 애원하는 이방석을 앞에 두고도 이방원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일말의 동요도 없이 이방석을 죽이는 이방원의 모습은 잔혹함 그 자체였다.
이방원은 이성계(천호진)의 분노와 맞서게 됐다. 비난을 들으면서도 끝까지 아버지 이성계의 선택을 받고 싶었던 이방원은 자신에게 칼을 겨누는 이성계를 향해 "죽으라고 하면 받아들이겠다. 차라리 죽으면 이 고통도 끝이 나겠지요"고 말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잔인한 모습 뒤 한없이 약한 이방원의 모습은 안쓰러움을 자아냈다. 직접 스승과 이복동생을 죽인 이방원이었기에, 그 고통은 더욱 남달랐을 것이다. 혼자만의 공간에 남은 이방원은 괴로움에 가득 차 있었다.
잔혹하기 위해 고독해진 이방원은 여기서 물러서지 않고, 더욱 거세게 나아갔다. 무명까지 처단할 계획을 갖고 있던 것이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핏빛 전쟁 속 이방원은 또 어떤 소름 끼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피와 눈물로 얼룩진 이방원을 완성한 것은 유아인의 연기력이었다. 이방원 그 자체가 된 듯한 모습은 몰입도를 더욱 끌어올렸다. 광기에 차오른 눈빛, 굵게 떨어지는 눈물 한줄기, 목소리와 손 끝 떨림까지 이방원의 감정을 화면 가득히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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