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올 시즌 갈팡질팡 행보를 보이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고비처에서 산소호흡기를 만났다. 맨유 유스 출신 마커스 래쉬포드(18)가 신성으로 등장한 것이다.
래쉬포드는 지난달 29일(한국시간) 맨유의 홈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아스널전에서 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라이벌 의식이 강한 팀과의 경기라 부담감이 상당했지만 이날 래쉬포드는 2골 1도움으로 펄펄 날며 맨유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래쉬포드의 활약은 이미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앞서 2월 26일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32강 미트윌란(덴마크)전에서 래쉬포드는 1-1로 팽팽하던 후반 두 골을 터뜨리며 팀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맨유는 1차전에서 미트윌란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해 루이스 판 할 감독의 입지까지 흔들리고 있던 상황이었다.
판 할 감독은 올 시즌 맨유 팬들의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에는 웨인 루니가 두 달 결장 진단을 받는 부상을 당하는 등 이래저래 답답한 상황만 계속되고 있다. 선수단 내부의 불화설까지 도는 등 여러 가지로 잘 풀리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미트윌란, 아스널전을 통해 래쉬포드를 건지면서 판 할 감독의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영국의 대중지 데일리 메일도 아스널전이 끝난 뒤 "맨유가 래쉬포드라는 산소호흡기를 꼈다. 판 할 감독의 운명을 연장해준 활약이다"라고 비유할 정도였다. 맨유는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지는 리그 4위 맨체스터 시티(47점)와의 승점차도 3점으로 좁히며 5위로 올라서는 상승세를 보여줬다.
래쉬포드는 맨유 19세 이하(U-19) 팀 주장으로 활약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도 래쉬포드의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1군 경기 데뷔는 미지수였다. 그런데 두 경기에서의 강렬한 활약으로 레쉬포드는 단번에 전세계에 이름을 제대로 알렸다.
자신감을 살린 래쉬포드를 판 할 감독이 그냥 두고 볼 수 없을 터. 판 할 감독은 영국 공영방송 BBC를 통해 "나이 어린 선수가 첫 출전 경기에서는 좋은 활약을 하는 경우가 더러 있지만 두 번째는 다르다. 래쉬포드는 두 경기 모두 뛰어난 활약을 했다. 대단한 재능이 있는 선수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래쉬포드 덕분에 맨유는 유스 출신 중용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 이미 기예르모 바렐라, 제시 린가드, 패디 맥네어 등이 활약하고 있다. 주전 자원의 줄부상에 따른 판 할 감독의 과감한 선택이었고 아스널전까지는 제대로 맞아 떨어졌다.
판 할 감독은 "당분간 지켜보며 활용하겠다. 맨유에는 신선함이 필요한데 래쉬포드가 좋은 활약을 했다"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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