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윤덕여호가 북한을 넘어보려 애를 썼지만 아쉽게 비기고 말았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29일 일본 오사카 나가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풀리그 1차전에서 북한과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경기 전까지 한국은 북한과의 역대전적에서 1승 1무 14패로 절대열세였다. 유일한 승리가 2005년 8월 동아시안컵 때였다. 한국대표팀은 무려 10년 6개월 만에 승리를 노렸지만, 또 다음 기회로 넘기게 됐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준결승 북한전에서도 한국은 정설빈(26, 인천 현대제철)이 선제골을 넣고도 두 골을 내주며 패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이날 역시 정설빈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북한에 동점골을 내주고 비겼다. 한국이 북한과 무승부를 기록한 것도 2003년 6월 아시아 여자선수권대회 이후 12년 8개월 만이다. 2장의 출전권이 걸린 이번 대회에서 참가 6개국의 승부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윤덕여 감독은 정설빈을 원톱에 두고 지소연(25, 첼시 레이디스)과 이민아(25, 인천 현대제철)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했다. 이금민(22, 서울시청)과 장슬기(22, 인천 현대제철)가 좌우 날개공격수로 지원했다.
주장 조소현(28, 고베 아이낙)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고 수비라인에는 김수연(27, 화천KSPO), 황보람(29, 이천대교), 김도연(28, 인천 현대제철), 서현숙(24, 이천대교)이 나섰다. 골키퍼 장갑은 김정미(32, 인천 현대제철)가 꼈다. 이날 출전으로 김정미는 A매치 100번째 경기를 치르며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장)에 가입했다.
한국은 전반 초반 북한의 주장 라은심에게 돌파를 허용하는 등 수비가 다소 흔들렸지만 침착하게 대처했다. 이후 31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서현숙이 오른쪽 측면에서 수비 사이로 전진패스를 했고 이민아가 잡아 수비 다리 사이로 빼낸 뒤 골문 앞으로 연결했다. 이를 받은 정설빈이 오른발로 슈팅해 북한 골문을 열었다. 리드를 잡은 한국은 42분 이금민의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긴 했으나 추가골 의지를 보여줬다.
전반을 1-0으로 앞선 한국은 후반에도 역동적으로 움직였다. 하지만 15분이 지나면서 한국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졌고 분위기가 북한 쪽으로 기울어졌다. 16분 리향심이 들어온 뒤 북한은 체력적 우위를 앞세워 강하게 한국을 압박했다. 한국도 26분 김혜리, 33분 이영주를 교체 투입했지만 북한의 공세를 막아내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34분 아크 앞에서 공간을 내줬고 김은주에게 중거리 슈팅으로 동점골을 내줬다.
한국은 42분 전가을(뉴욕 플레시)을 마지막 교체 카드로 던졌다. 그러나 체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공격 연계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어떻게든 버텨서 무승부라도 만드는 것이 최선이었다. 북한의 체력은 한국과 비교해 월등했다. 한국은 매번 후반 막판에 무너졌던 아픔은 되풀이하지 않으며 힘겹게나마 무승부로 경기를 끝냈다.
한국은 하루를 쉬고 3월 2일 일본과 2차전을 치른다. 한편, 이날 중국은 베트남을 2-0으로 꺾었다. 호주는 일본을 3-1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 때문에 한국으로서는 2차전 일본전이 더욱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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