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오늘 재미있는 공 보겠네요."
25일 일본 미야자키 소켄구장.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2016 구춘 미야자키 베이스볼 게임스' 경기를 앞둔 민병헌(29, 두산 베어스)은 상대 선발투수를 확인하더니 "오늘은 못쳐도 기본"이라고 잘라 말했다.
가네코는 그해 16승 평균자책점 1.98을 기록한 뒤 FA 자격을 얻었다. 메이저리그 진출설도 있었지만 4년 20억엔의 보장금액에 재계약했고, 오른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았다. 재활을 거쳐 지난 시즌 16경기에 등판한 그는 올 시즌 본격적인 부활을 노리고 있다.
민병현은 지난해 11월 프리미어12 대표팀에서 만난 선배 이대호의 발언을 소개했다. "무려 8가지 구종을 던진다. 그런데 이 공들이 모두 스트라이크존 구석으로 칼같이 들어간다. 소프트뱅크에서 소속 타자들에게 제공한 아이패드에는 일본내 모든 투수들을 분석한 자료가 깔려 있다. 그런데 가네코의 것은 아예 보질 않는다. 어차피 치지 못할 공이기 때문이다."
일본 야쿠르트에서 선수 생활을 한 적이 있는 임창용도 "가네코의 공은 정말 대단하다"고 혀를 내두른 적이 있단다.
경기가 시작되자 가네코는 명불허전이었다. 아직 본격적인 시범경기를 치르기 전 임에도 불구하고 공끝엔 힘이 있었고, 제구는 날카로웠다.
두산 타선은 2이닝 동안 7타자가 나섰지만 안타나 볼넷을 기록하지 못했다. 1회초 정수빈이 2루수 땅볼, 허경민은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2사 뒤 민병헌이 친 타구를 상대 2루수가 실책한 덕에 1루를 밟을 수 있었다. 후속 에반스의 유격수 땅볼로 첫 공격이 끝났다.
2회에는 3명의 타자가 나섰지만 삼자범퇴로 물러났다. 오재원은 투수 땅볼, 홍성흔은 우익수 플라이로 아웃됐다. 마지막 타자 박건우는 유격수 땅볼에 그쳤다.
2이닝 투구를 마친 가네코는 3회부터 교체돼 이날 경기를 마감했다. 비록 좋은 결과를 얻지는 못했지만 일본 최고 투수의 공을 직접 상대해본 두산 선수들로선 소득이 적지 않은 듯했다. 가네코는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내년 3월 열리는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 대표팀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민병헌은 "대호 형은 '160㎞를 뿌리는'오타니 쇼헤이보다도 가네코가 한 수 위'라고 한다"고 했다. 일본이 자랑하는 가네코의 실전피칭은 역시 명성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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