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이태양(24)은 다시 한 번 '한화 이글스의 태양'이 될 수 있을까.
지난 2014년, 이태양은 최하위에 머물던 한화의 위안거리이자 미래에 대한 희망이었다. 2010년 입단 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던 투수가 갑자기 성장세를 보이며 당당히 선발 한 자리를 차지했기 때문. 훤칠한 키에 잘 생긴 얼굴은 덤이었다.
2014년 이태양은 30경기에 등판, 7승10패 평균자책점 5.29(153이닝 90자책)를 기록했다. 크게 주목받을 기록은 아니었지만 최하위 한화에서 남긴 성적이라는 점, 기량이 급성장했다는 점에서 충분한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큰 기대 속에 시즌을 맞았던 지난해에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으며 단 한 경기에도 등판하지 못했다. 김성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한화는 '마리한화'라는 애칭을 얻으며 시즌 막판까지 순위경쟁을 펼쳤지만, 이태양은 도움이 되지 못했다.
다행히 이태양의 재활은 순조로운 편이다. 지난 21일에는 재활조에서 빠져 스프링캠프 선수단 본진에 합류했다. 이태양은 "재활조에 익숙해지면 안되니까 본진 합류 결정에 기뻤다"며 "곧 (경기에) 나갈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은 이태양의 정상적인 복귀 시점을 5월 초 정도로 잡고 있다.
올 시즌 한화는 이태양의 역할이 중요하다. FA 정우람의 영입 등으로 불펜은 막강해진 상황. 반대로 선발진은 에이스인 로저스를 제외하면 부실한 편이다. 따라서 이태양 등 선발 후보들이 불펜의 짐을 덜어줘야 마운드가 전체적으로 안정감을 가질 수 있다.
본진 합류 후 불펜 피칭을 이어가며 몸상태를 점검하고 있는 이태양이다. 그는 "이대로 투구수를 늘려가야 한다"며 "지금은 60~70%의 힘으로 던지고 있다. 다시 아프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조금씩 없어지고 있다"고 자신의 재활 속도에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이태양이 받은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은 재활 기간으로 최소 1년이 소요된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으로 선수들에게는 지루함이 느껴질 수 있다. 이태양도 "지루했다"며 "그래도 공을 던지기 위한 준비라고 생각하니 시간이 금방 지나간 것 같다"고 웃음을 보였다.
이태양의 올 시즌은 물음표 투성이다. 김성근 감독도 기대를 걸고 있지만 변수가 크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김 감독은 "이태양이 돌아오지만, 2014년 이태양의 야구가 올 시즌에도 통할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2014년 이태양은 한화 선발진에서 홀로 빛났다. 선발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과 승리를 기록했다. 외국인 선수 앨버스, 클레이, 타투스코가 모두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한 가운데 20대 초반 이태양은 씩씩하게 공을 던졌다.
올 시즌 이태양이 해줘야 하는 역할은 분명하다. 불확실한 선발진의 희망이 돼줘야 한다. 이태양도 "아직 선발 투수로 뛸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만약에 선발로 뛴다면 작년에 못한 만큼은 해야한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고 책임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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