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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군지미·레이어·가빌란이 수원FC에 녹아드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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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역 없어도 빅리그 경험 토대로 자기만의 방식으로 소통

[이성필기자] K리그 클래식에 승격한 수원FC가 새롭게 시작하는 시즌을 앞두고 선발한 외국인 선수들은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중앙 수비를 책임졌던 블라단 아지치(29, 몬테네그로)와는 재계약을 한 가운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헤타페에서 주장까지 역임하며 12시즌을 뛰었던 중앙 미드필더 하이메 가빌란(30, 스페인)을 영입했다.

또,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노리치시티에서 뛰었던 중앙 수비수 아드리안 레이어(30, 호주), 벨기에 국가대표 출신 최전방 공격수 마빈 오군지미(29, 벨기에)를 잇따라 영입했다. 국가대표 경력자들을 영입해 수원FC의 스카우트 능력이 화제가 됐다.

18일 수원FC의 전지훈련지 경남 거창 스포츠파크에서 만난 조덕제 감독은 "이들로 중앙에 척추를 바로 세웠다. 높이와 힘을 갖춰 상대팀에서 쉽게 공략하기 어려울 것이다.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블라단을 제외한 나머지 외국인 3인방은 팀 훈련에 합류한 지 길어야 2주밖에 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1월 제주도에서 기초 훈련을 했던 수원FC 기존 선수단과는 컨디션부터 차이가 나는 것이 당연했다.

3주 정도 남은 K리그 개막을 고려하면 이들의 빠른 적응이 필수다. 그런데 조 감독은 여유롭다. 연습경기에는 투입하지 않고 있고 체력 훈련 정도만 자율적으로 하도록 하고 있다. 블라단만 18일 경남FC(챌린지)전에 출전했다.

외국인 선수 비중이 비교적 큰 K리그 사정을 고려하면 이상한 상황이다. 하지만, 조 감독은 풍부한 경험으로 다져진 이들의 적응 능력을 믿고 있다. 조 감독은 "일단 국가대표 경력이 있는 선수들이니 자기 몸 상태를 누구보다 잘 안다.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국내 선수들이야 동계훈련이 가장 중요하지만, 이들은 개막 3주 정도를 남겨 놓고 몸을 알아서 만들겠다더라. 유럽식의 리그 준비 방식이니 존중해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레이어는 17일 가벼운 훈련을 하다가 오른 종아리 근육이 뭉쳤다. 깜짝 놀란 코칭스태프가 상태를 살폈고 큰 문제가 아니라는 것도 확인했다. 세 명 모두 잔부상을 겪은 경력이 있어 세심하게 살피고 있다. 조 감독은 "그냥 쉬라고 해"라고 지시했다. 잠시 뒤 근육이 풀린 레이어는 팀 관계자와 육상 트랙 출발선에 서서 출발 자세를 취하는 등 익살스러운 장면을 연출했다.

오군지미와 가빌란은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팀이 돌아가는 방식을 익히는 데 주력했다. 오군지미는 벨기에 출신 케빈 오리스(인천 유나이티드)를 통해 K리그의 전체적인 성향과 수원FC에 대한 과외를 어느 정도 받았다.

그는 "K리그 수준은 아시아 정상권인 것으로 안다. 수원FC 국내 선수들 경기력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수원FC는 상당히 흥미로운 팀이다. 개막이 정말 기대된다"라며 빨리 실전에 나서고 싶은 마음을 표현했다.

오군지미는 분위기 메이커에 가까웠다. 경남FC와 연습경기 하프타임에는 조 감독의 지시를 듣는 선수들 옆으로 가 등을 두드려주거나 손뼉을 마주치는 등 사기 진작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었다. 가빌란은 특유의 환한 미소로 소통하려 애를 썼다. 빨리 팀에 녹아들기 위한 그들만의 방식이었다.

아쉬운 부분은 통역사의 부재다. 수원FC 사무국은 클래식 승격 후 업무 과다로 정신이 없어 영어와 스페인어가 능통한 통역 직원 채용이 늦어지고 있다. 18일 훈련에서는 선수지원팀 직원까지 부재한 상황에서 선수단만 알아서 움직였다. 외국인 3인방의 에이전트가 선수단으로 들어올 수도 없는 노릇이다.

조 감독은 "내 생각을 이들에게 제대로 알려주고 싶은데 통역 직원을 아직 뽑지 않았다. 지금이 시즌 준비에 중요한 시기인데 언제나 될 지 모르겠다"라며 다소 답답한 마음을 나타냈다. 그래도 조 감독은 "축구라는 종목은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서로의 의도를 알게 된다. 이들의 경력과 능력을 믿고 지켜보겠다. 통역 직원이 오면 더 편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조이뉴스24 거창=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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