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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에 승리 포항, 최진철식 패싱 축구는 '시간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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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전개 능력 미흡, 최전방 공격 무게감도 떨어져

[이성필기자] 세 골 차 승리는 반가운 일이지만 본선 경쟁력을 생각하면 마냥 좋아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포항 스틸러스다.

포항은 9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하노이 T&T FC(베트남)와 경기를 치렀다. 심동운의 해트트릭을 앞세운 포항은 3-0으로 승리하며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해 12월 황선홍 감독이 물러나고 최진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포항은 선수단 구성에 일부 변화가 있었다. 미드필드에서 공격을 만들던 김승대(옌볜)와 신진호(FC서울)가 빠져 공격 전개에 대한 우려가 컸다.

하노이는 지난해 PO에서 FC서울에 0-7로 완패한 팀이다. 앞선 키치(홍콩)와의 2차 예선에서 1-0으로 겨우 이기고 7일 밤에 포항에 도착했다. 쌀쌀한 날씨도 하노이에는 적이었다. 주전 선수의 이적 공백이 있어도 선수층이나 기량 면에서 한 수 위인 홈팀 포항이 여러 여건에서 유리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연 포항은 아직 최진철식 빠른 패싱 축구가 녹아들기에는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심동운이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승리를 주도한 외에는 전체적인 완성도는 떨어져 보였다.

특히 중앙에서 공격을 풀어가는 게임메이커의 부재는 커보였다. 올해 포항의 공격 전개를 책임져야 하는 손준호가 중앙선 아래까지 내려와 볼을 잡고서야 겨우 공격이 풀렸다. 전반 34분 심동운의 선제골도 손준호가 전방에서 수비지역까지 내려와 한 방의 스루패스로 풀린 경우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으니 처진 공격수 역할을 맡았던 문창진도 오른쪽 풀백 자리까지 내려오는 등 많이 뛰어야 했다. 문창진은 1월 내내 올림픽대표팀 신태용호에 합류해 팀 훈련을 일주일여 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그나마 개인 능력이 통했고 후반 16분 심동운의 두 번째 골에 절묘한 전진패스로 도우미 역할을 했다.

포항은 전방에서의 무게감도 약했다. 양동현은 아직 몸이 완전히 올라오지 않아 보였다. 라자르 베셀리노비치와의 동선이 겹치는 경우도 있었다. 이 때문에 라자르는 후반 시작과 함께 강상우로 교체됐고 양동현도 21분 최호주와 교대하며 벤치로 물러났다.

공격수의 해결 능력이 떨어지는 점은 포항에 큰 숙제다. 그래도 심동운이 골 감각을 찾았다는 것은 위안거리다.

본선에 오른 포항의 조별리그 상대는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 시드니FC(호주), 우라와 레즈(일본)로 모두 공격적인 팀이다. 아직 확실한 정체성을 구축하지 않은 포항 입장에서는 하노이전을 통해 큰 숙제를 확인했다.

조이뉴스24 포항=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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